한국투자증권이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지난해 크게 늘어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3년 말 5조8000억원이었던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 계좌 적립금은 2024년 말 8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ETF 투자 금액은 7529억원에서 1조7513억원으로 2.3배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적립금 중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13.0%에서 20.9%로 7.9%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투자도 늘었다. 국채 투자 비중은 7.2%에서 10.2%로 상승했다. 반면 예금 비중은 24.3%에서 18.6%로 감소했으며, 주식연계채권(ELB)과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들의 비중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이러한 자산군 비중 변화는 연금계좌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운용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비대면 퇴직연금 계좌 분석 결과, ETF는 지난해 말 기준 최초 매입가격 대비 평균 1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3.2% 수익률을 보인 예금과 비교해 크게 앞선 성과다.

투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서비스 확대도 ETF 투자 증가에 기여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2023년부터는 모바일 앱을 통한 장외채권 직접매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올해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RA)를 활용한 일임형 상품과 장내채권 직접매매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고객마다 다른 은퇴 시점과 투자 목표에 맞춘 다양한 투자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연금계좌 수익률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원재연 기자
wona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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