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의 대세가 ‘올플래시(All-Flash)’구성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 없는 사실이다. 최근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성능은 물론이고 현실적인 효율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이미 기존의 하드 디스크 기반 스토리지를 넘어설 정도가 됐다. 이미 ‘TLC(Triple-level Cell)’ 메모리 기반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기업용 고성능 스토리지 시장에 필요한 요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QLC(Quad-level Cell)’ 메모리 기반 제품도 용량이 중요한 제품들을 위주로 적용되고 있다.
현재 기업용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의 원시 용량당 가격은 분명 하드 디스크보다 비싸다. 하지만 이 용량과 성능을 쓰기 위해 필요한 부피와 밀도, 전력 소비를 모두 따진 ‘운영 비용’을 고려하면 플래시 메모리와 하드 디스크의 경제성은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스토리지 수준에서의 ‘중복 제거’와 ‘압축’까지 적용되면 플래시 메모리와 하드 디스크의 경제성이 역전되면서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장점이 커지게 된다.
델 ‘파워스토어(PowerStore)’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델의 스토리지 제품군 중 성능과 기능성, 확장성의 균형이 돋보이는 미드레인지 급 제품에 속한다. 특히 ‘올플래시’ 전용으로 설계돼 뛰어난 성능 효율을 갖춘 점과 함께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5:1’의 데이터 절감률을 보장하는 공격적인 정책이 돋보인다. 스토리지 자체적으로도 높은 가용성과 유연한 확장성, 손쉬운 관리와 사용 등을 갖춰 기업의 복잡한 IT 워크로드에서도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
올플래시 최적화된 고가용성 구조 갖춰
델 파워스토어 3200T 스토리지는 전면의 외형만 보면 평범한 2U 서버나 스토리지와 비슷해 보인다. 전면에는 25개의 2.5인치 NVMe 드라이브 슬롯이 있는데 전통적인 2.5인치 폼팩터를 공유하지만 NVMe SSD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빠른 스토리지 처리를 위한 캐시용 미디어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예약된 슬롯 등도 25개 슬롯 중에서 사용되도록 구성됐다. 드라이브는 별도의 도구 없이도 탈착 가능하지만 캐시용 미디어의 경우는 데이터 손실을 막기 위한 안내 문구도 찾아볼 수 있다.
후면에서는 이중화된 컨트롤러 구성에 따른 완전한 ‘대칭형’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파워스토어 3200T 스토리지는 두 개의 컨트롤러를 ‘액티브-액티브’ 구성으로 동시에 활용하며 어느 한 쪽 컨트롤러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시스템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각 컨트롤러에는 1800W 용량의 파워 서플라이와 메자닌(Mezzanine) 모듈 하나, 입출력(I/O) 모듈 2개가 모두 탈착 가능한 형태로 구성됐다. 컨트롤러 자체도 운영 중 탈착 가능한 ‘핫 스왑(Hot Swap)’ 방식이다.
델은 파워스토어 3200T의 어플라이언스 단위에서 가능한 최대 구성으로 원시 용량 기준 1430테라바이트(TB) 용량까지 구성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32기가비트(Gb) 파이버 채널(FC:Fiber Channel) 포트 16개, 10/25Gb 이더넷 포트는 24개, 100Gb 이더넷은 8개까지 구성 가능하다. 델은 동일한 기능과 성능의 어플라이언스를 사용하지만 QLC(Quad-Level Cell) 플래시 메모리 구성만을 제공하는 ‘파워스토어 3200Q’ 모델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델 파워스토어 3200T의 컨트롤러에는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컨트롤러 당 두 개 프로세서로 32코어와 384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두 개 컨트롤러를 모두 합하면 어플라이언스 수준에서는 64개 코어와 768GB 메모리를 갖춘 것이다. 파워스토어 3200T는 실시간 중복제거와 압축 처리량을 위해 별도의 가속기도 갖추고 있다. 한편, 파워스토어 3200T의 컨트롤러에는 정전 등의 상황에서 데이터 처리를 안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백업 배터리도 갖춰졌다.
델이 제시하는 ‘파워스토어’ 시리즈의 특징은 ‘엔드투엔드 NVMe’ 설계다. 기존의 하드 드라이브와 SSD(Solid-state drive)를 동시에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컨트롤러를 두는 ‘하이브리드’ 형 설계는 데이터 전송에서 더 많은 단계를 거쳐 가면서 성능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파워스토어 시리즈는 하드 디스크 사용을 배제한 ‘네이티브 NVMe’ 설계로, 서버에서 스토리지의 플래시 메모리까지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를 최적화했다. 스토리지 내부에서도 별도의 컨트롤러 관련 칩이나 설계 없이 모든 SSD가 컨트롤러의 PCIe 레인에 직접 연결되는 구성이다.
파워스토어 시리즈의 컨트롤러에서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운영 중 컨트롤러 교체로 성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DIP(Data-In-Place)’ 업그레이드다. 델 파워스토어 시리즈는 별도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위한 다운타임 없이 운영 중 차세대 동급 혹은 상급 모델이나 동일 세대 내 상위 모델의 컨트롤러로 교체할 수 있어 즉시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사용하면 최대 66%까지 손쉽게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델 파워스토어 시리즈 스토리지는 SSD를 다루는 방법에서도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최적화됐다. 먼저, 가용성 극대화를 위한 ‘RAID’ 구성에서는 내부적으로 일정 용량 단위의 조각(Chunk)으로 세분화해 분산하는 ‘다이내믹 RAID’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특정 드라이브가 집중 사용돼 성능과 가용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막고 일관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드라이브 장애 시에도 빠른 복구가 가능하며 드라이브 1개 단위의 증설과 크기가 다른 드라이브의 구성도 가능하다.
델 파워스토어 시리즈에 사용되는 ‘파워스토어 OS’는 모듈 기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사용해 다양한 기능과 프로토콜 지원을 필요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이에 파워스토어 시리즈는 별다른 추가 비용 없이 블록 스토리지와 파일 스토리지 양 쪽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고 블록과 파일 스토리지가 동등한 수준에서 구성되기 때문에 성능 특성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같은 이더넷 인터페이스에서 파일과 블록 스토리지를 함께 서비스할 수도 있어 인프라 구성에서 유연성을 높이는 부분도 눈에 띈다.
스토리지 한 대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서비스에 대응할 수도 있다. 스토리지 서비스 유형과 프론트엔드 인터페이스에 따라 블록 스토리지는 파이버 채널이나 이더넷 기반 iSCSI로 서비스 가능하다. 파일 스토리지는 유닉스 계열의 NFS, 윈도의 SMB 환경 등을 모두 지원한다. 가상화나 컨테이너 환경에서도 데브옵스(DevOps)나 자동화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지원해 스토리지 할당 등의 작업을 플랫폼 단위에서 자동화할 수 있다.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NVMeoF(NVMe over Fabric)’도 지원해 스토리지의 응답시간과 입출력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모든 환경에 대응 가능한 다양한 기능과 유연한 확장성
델 파워스토어 스토리지의 또 다른 장점은 ‘유연성’이다. 먼저, 용량과 성능을 높이기 위한 확장성 측면에서는 어플라이언스에 확장 베이를 연결하는 ‘스케일 업’과 여러 어플라이언스를 연결하는 ‘스케일 아웃’이 모두 가능하다. 이 때 스케일 업으로는 24개의 드라이브 슬롯이 있는 2U 규격의 확장 인클로저를 어플라이언스당 최대 3개 연결할 수 있고, 스케일 아웃으로는 2개 컨트롤러를 가진 어플라이언스를 최대 4대까지 연결할 수 있다. 이 때, 스케일아웃 구성은 꼭 같은 모델, 같은 용량의 어플라이언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확장 가능하다.
실제 고가용성 스토리지 구성에서도 유연한 구성 옵션들을 제공하는 점이 돋보인다. 먼저, 파워스토어의 네이티브 동기식 복제(Sync Replication) 기능은 블록과 파일 스토리지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액티브-스탠바이’ 구성으로 100km 거리 이내에서 실시간 수준의 복제를 제공한다. 특히 온라인 상태에서 동기식과 비동기식을 전환할 수 있어 복제 방식 변경에도 데이터 재복사 등이 불필요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트로 볼륨(Metro Volume)’은 델 파워스토어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이 ‘메트로 볼륨’은 ‘액티브-액티브’ 구성으로, 양 쪽 어플라이언스를 모두 활용해 워크로드를 처리하면서 실시간 동기화된다. 이를 통해 처리 부하 분산과 무중단 재해복구가 가능하며 100km 거리 이내에서의 지연 시간도 5ms 이내다. 사용자는 메트로 볼륨 구성된 어플라이언스 중 성능이 가장 잘 나오는 지점으로 연결하면 된다. 기존에는 이 기능이 VM웨어 환경에만 지원됐지만 파워스토어 OS 업데이트로 이제 리눅스, 윈도 환경에서도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스토리지의 백업과 마이그레이션에서도 다양한 옵션을 기본 제공한다. 백업에서는 별도 백업 서버나 소프트웨어 없이 파워스토어와 백업용 ‘파워프로텍트(PowerProtect) DD’를 직접 연결해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다. 이 때, ‘파워프로텍트 DD’는 가변 블록 중복제거와 압축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대 65:1의 데이터 절감률과 함께 효율적인 백업이 가능하다. 또한 스냅샷 방식의 백업과 스토리지간 직접 연결을 활용해 빠른 데이터 백업과 복구도 가능하다. 파워스토어의 스냅샷은 RoW(Redirect on Write) 방식으로 스냅샷 생성 시 용량이나 성능의 영향이 적은 점도 장점이다.
구형 스토리지의 데이터를 새로운 스토리지로 옮기는 ‘마이그레이션’은 델의 장비 뿐만 아니라 타 제조사의 제품까지 별도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없이 지원한다. 이러한 이기종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지원은 파이버 채널이나 이더넷 기반 iSCSI 연결을 통한 스토리지 레벨 복제로 진행되며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도 ‘파워스토어 매니저’를 통해 수행할 수 있다. 델은 이러한 직접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하는 스토리지 종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델 파워스토어 스토리지는 별도의 관리 툴 없이도 웹 기반의 ‘파워스토어 매니저(PowerStore Manager)’로 대부분의 관리를 할 수 있다. 스토리지 내부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엔진이 있어 스토리지 내의 최적화된 부하 분산 구성을 찾아 제안함으로써 최적의 구성을 사람이 직접 찾는 데 비해 운영 효율을 높여 준다.
이와 함께, 델의 ‘에이펙스 AI옵스(APEX AIOps)’ 서비스는 고객의 데이터센터 환경에 대한 정보를 받고 분석해 이상 상태가 실제 나타나기 전에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운영 환경에서의 비정상적 성능을 식별해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한편, 델은 파워스토어 스토리지에서 제시한 모든 기능들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는 5:1 비율을 보장하는 실시간 데이터 절감 기술부터 복제 관련 기술, 안티바이러스나 암호화 같은 보안 관련 기술, 내장 인텔리전스와 클라우드IQ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파워스토어 스토리지는 VM웨어나 쿠버네티스, 앤서블(Ansible), 혹은 REST API 기반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플랫폼들과 연결돼 프로그래밍 가능한 인프라 형태로 편리하게 활용, 관리될 수도 있다.
권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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