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생산 수율을 두 배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칩 / 화웨이
화웨이 칩 / 화웨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각)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의 최신 AI 반도체 생산 수율이 약 40%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 20% 수준과 비교해 두 배쯤 개선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생산 수율 향상을 화웨이의 AI 반도체 생산라인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오스틴 라이언스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40% 수율이 대만 TSMC가 엔비디아 H100 AI 프로세서를 생산할 때 기록하는 60% 수율과 비교할 수 있다"며 "화웨이 역시 상용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향후 수율을 AI 반도체 업계의 일반적인 기준인 6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화웨이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 기술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화웨이의 AI 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중국 민영 기업 좌담회에서 “중국 첨단 기술이 핵심 요소와 정체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며 “강력한 중국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FT는 화웨이의 수율 개선이 미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유입되지 않도록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AI 산업의 자립을 위한 컴퓨팅 인프라 구축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현재 화웨이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와 협력해 어센드 시리즈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SMIC는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 없이도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N+2’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제재로 인해 중국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최첨단 EUV 노광 장비를 도입할 수 없는 상태다.

화웨이는 최근 기존 어센드 910B보다 성능이 향상된 어센드 910C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 올해 910C 프로세서 10만개와 910B 칩 30만개를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910B 모델만 20만개 생산했다. 910C는 본격 양산에 돌입하지 못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