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해보험이 이사회 진용을 다시 꾸렸다. 티맵의 모빌리티 데이터 사업 전문가를 이사회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회사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캐롯손해보험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임기는 2년이다.
1974년생인 이재환 대표는 SK스퀘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 출범때부터 참여한 인사다. 티맵모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데이터 사업 주도했다. 지난해 12월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티맵모빌리티는 캐롯손보 대주주이기도 하다. 지난 2021년 SK텔레콤이 보유한 캐롯손보 지분 400만주를 총 201억원에 매입하면서 한화손보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말 기준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캐롯손보 지분은 600만주(약 10%)에 달한다.
캐롯손보는 2019년 출범 이후 티맵모빌리티와 꾸준히 관계를 맺어왔다. 티맵이 모빌리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만큼 디지털 자동차보험사인 캐롯손보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향후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돼 지속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등 사업을 통해 협업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보험업계 최초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퍼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을 통해 외형을 넓히고 있다. 퍼마일은 전통적 자동차보험과 달리 월 기본료와 실제 주행거리를 기반으로 매달 보험료가 자동 정산되는 구조다.
여기에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별약관'을 넣었다. 6개월 간 티맵을 이용해 500km 이상 주행한 가입자 가운데 운전점수가 70점 이상이면 보험료를 9% 할인해주는 것이 골자다. 운전자보험 상품인 '투게더 운전자보험'에도 해당 특약을 추가하면서 보장 폭을 넓혔다.
향후 이재환 대표는 캐롯손보 이사회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맵모빌리티에서 핵심전략 부문을 담당했던 만큼 캐롯손보 경영 전략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이다.
캐롯손보는 2019년 출범 이후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줄곧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단기간 흑자전환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캐롯손보가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만큼 미래사업 발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향후 캐롯손보는 퍼마일 자동차를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티맵모빌리티와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경우 적극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티맵모빌리티는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중심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맵핑(mapping) 기술과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영역에서 차별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새롭게 선임된 이사는 캐롯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영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주사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건설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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