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가수, 배우, 아이돌 누구든 우선 섭외가 되어야 시작됩니다. 제작사가 누구를 섭외한 다음 대중이 향유할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그리고 그 콘텐츠가 대중을 만나 평가를 받습니다. 문제는 섭외 방식이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100년째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를 디지털 전환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류민국 플필 대표는 27일 IT조선이 개최한 ‘2025 대한민국 미래 콘텐츠 콘퍼런스’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섭외 방식과 매니지먼트 방식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미디어그룹 디지털전환 전문 매체 IT조선이 개최한 2025 대한민국 미래 콘텐츠 콘퍼런스는 잘 만든 콘텐츠의 비즈니스 활용 방안을 다루는 행사다.
류민국 대표는 “배우·가수·아이돌 등 지망생, 후보자들은 자신의 프로필을 인쇄해 사무실에 오프라인으로 접수하면 기업이 프로필을 검토하는 섭외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며 “큰 프로젝트는 몇만개의 프로필이 접수되니까 사실상 세세하게 검토하는 건 섭외를 하고 싶은 기업도 섭외를 당하고 싶은 이들 모두가 힘든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류민국 대표는 이런 아날로그 섭외 문화가 2020년대 들어 변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IT에 친숙한 젊은 인력이 증가해서다. 온라인 캐스팅 플랫폼 플필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그렇다고 플필이 오프라인 활동을 배제하진 않는다.
류민국 대표는 면대면 활동이 여전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신뢰 유지를 위해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필이 온라인으로 프로필을 제공하는 동시에 오프라인으로도 접수를 돕는 이유다. 실제 베테랑2, 황야, 마당이 있는 집, 오징어게임 시즌2 등의 작품이 플필로 섭외를 진행했다.
류민국 대표는 “플필을 이용하면 배우는 자신의 프로필을 쉽게 온라인에 등록할 수 있고 섭외 담당자는 원하는 조건을 필터링해 최적의 배우를 섭외할 수 있다”며 “이렇게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 기존 매니지먼트 시장의 문제로 꼽히던 비효율성과 투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또 플필을 운영하면서 ‘플랫폼 기반 매니지먼트 시장이 등장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웠다. 플필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근간인 ‘섭외’를 공략하고 있으니 섭외 다음 단계인 제작·유통·매니지먼트도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이유다.
플필은 현재 김예지 선수와 장용원 배우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고 매니지먼트 사업도 진행한다. 김예지 선수는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미터 공기권총 은메달을 획득한 사격선수로 테슬라, 유니셰프, 방위산업청,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 등의 모델을 맡고 있다. 올해 3월 전속계약을 체결한 장용원 배우는 유튜브 ‘예상치 못한 필름’의 웹드라마 속 ‘용원게이’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이다.
류민국 대표는 “플필은 섭외 요청을 다 플랫폼을 통해 받아서 보통 매니지먼트 기업이 아티스트에게 어떤 섭외 요청이 들어왔는지 잘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해소하고 출연료 정산이나 스케쥴 관리도 다 디지털 전환했다”며 “섭외의 디지털 전환과 IT 기반 매니지먼트는 연예계의 고충을 해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플필은 캐스팅 플랫폼을 확장해 가수, 모델, 개그맨, 스포츠 선수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직업군의 활동을 촉진할 계획이다”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글로벌에서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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