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나라 인공지능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해당 스타트업 대표들은 나델라 CEO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MS와 협업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맨 왼쪽)와 김진우 라이너 대표(맨 오른쪽)가 비공개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라이너

2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최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이세영 뤼튼 테크놀로지스 대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이용재 매스프레소(콴다) 대표,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등과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MS 클라우드 '애저(Azure)'나 MS AI 에이전트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과 같은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델라 CEO가) 업스테이지를 잘 알고 있으며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국가별 거대언어모델(LLM)을 비롯한 멀티 모델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분명한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어 특화 소형언어모델(SLM) '솔라'를 MS 애저 기반 서비스형 모델(MAAS)에 연동하는 방안과 양사 연구 교류를 통한 AI 모델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나델라 CEO가 모델 콘셉트 프로토콜, 모델 파운드리 등의 기술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대화를 주도했다"며 앞으로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글로벌 AI 검색 엔진 스타트업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는 MS의 빙 검색과 라이너의 AI 검색 연계를 통한 '에이전틱 서치'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MS와 라이너가 협력 관계를 이어가면서 AI 생태계 형성을 위해 긴밀히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며 "오늘 간담회는 그 시작 단계로 서로 협업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에듀테크 서비스 콴다 운영사 매스프레소의 이용재 대표는 MS와 교육 모델 협업을 논의했다. 매스프레소 관계자에 따르면 매스프레소 이용재 대표는 이 자리에서 향후 콴다가 MS 코파일럿 내 교육 분야 모듈로 추가되는 방안에 대해 제안했으며 MS 측과 향후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가수 지드래곤의 소속사로 알려진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최용호 대표는 AI 망자 스튜디오를 설명한 뒤 나델라 CEO로부터 '상상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AI 망자 스튜디오는 고인이 된 유명인을 AI 기술로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MS와 오픈AI 동영상 생성 모델 '소라'를 활용한 아티스트 뮤직비디오 제작 등 AI 엔터테크 산업 전반에 대한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는 MS 측과 구체적인 사업 논의까지 이뤄진 기업은 없었다.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는 "기술이든 비즈니스든 서비스든 협업 물꼬를 튼 셈"이라며 "나델라 CEO가 AI 분야가 활성화 중인 한국 IT업계와 MS의 B2B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중이 강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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