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에 쓰는 시간을 다음달부터 대폭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테슬라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자 경영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투자자 요구가 거세졌고 이에 따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각) 머스크 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 내에서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다음달부터 DOGE에 할애하는 시간을 크게 줄이겠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93억4000만달러(약 27조6000억원)로 시장 전망치 211억1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순이익은 4억900만달러(약 5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1% 하락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해서 DOGE를 통해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머스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머스크가 국세청장 직무대행으로 앉힌 게리 섀플리가 사흘 만에 교체됐고, 국방부 방문 시 작전계획 보고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취소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전역에 확산하는 '반(反)머스크' 정서도 테슬라에 부담이 되고 있다. CN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의 47%가 테슬라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며, 테슬라 매장 습격과 차량 방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날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가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발언에 시간외거래에서 5%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정규장에서는 전거래일 대비 4.6% 상승한 237.97달러(34만원)에 마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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