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예고했던 저가형  '모델Y'의 출시가 또 다시 미뤄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가 맞물리며 테슬라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테슬라 신형 모델Y. / 테슬라
테슬라 신형 모델Y. / 테슬라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1은 21일(현지시각) 테슬라가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었던 저가형 모델Y 생산 시점을 수개월 이상 늦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모델은 테슬라가 코드명 ‘E41’로 개발 중인 차량으로, 생산 시점은 올해 3분기 이후 또는 2026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기존 모델Y보다 차체를 줄이고 생산 단가를 20%가량 낮춘 저가형 모델을 미국에서 올해 말부터 양산한 뒤, 2026년에는 중국 공장에서도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정이 줄줄이 밀리면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테슬라는 2만5000달러(약 3500만원)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를 올해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대신 자율주행 기반 2도어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을 2026년 출시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출시 지연 배경에 대해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인한 관세 문제, 부품 수급 차질, 머스크 CEO의 정치 개입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차량 인도량이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줄었다. 노후화된 차량 라인업과 CEO 리스크가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