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SK텔레콤 주가가 장 초반 4% 넘게 하락하고 있다. 유심(USIM) 해킹사고 이후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전 거래일 대비 4.50% 내린 5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5만5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줄곧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SK텔레콤이 해킹 공격으로 가입자 유심 정보 일부가 탈취되는 사고를 겪은 여파다. SK텔레콤은 19일 발견한 해커의 악성코드 공격으로 홈가입자서버(HSS)에 저장된 ▲전화번호 ▲유심 인증키값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유심 정보를 탈취당했다.
회사는 사고 초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장했으나 이후 이용자 우려가 커지자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했다. 피해가 발생하면 SK텔레콤이 100%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유심 무료 교체에 최대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읽힌다.
2차 피해 우려도 크다. 유심 정보를 도용·복제해 피해자의 은행이나 가상화폐 계좌를 탈취해 자산을 훔치는 신종 해킹인 ‘심 스와핑(SIM Swapping)’이 대표적이다. 유출된 유심 정보를 새로운 심 카드에 복제하면 휴대전화 인증 번호를 가로채 본인인증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휴대전화 본인인증, 문자메시지 인증 등에 대한 보안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부 보험사는 SK텔레콤 인증을 중단한 상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조치의 적정성을 점검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고 여파는 더 커지고 있다.
한편 유심 관련 종목은 오름세다. SK텔레콤에 유심을 공급하는 엑스큐어는 10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9.79% 오른 501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로 직행했다. 유심 관련 업체로 알려진 유비벨록스(29.99%), 한솔인티큐브(17.36%) 주가도 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이 확보한 유심 물량이 수요 대비 현저히 적을 거란 예측으로 공급 업체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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