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 이후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화웨이가 중국 선전에 고성능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구축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생산시설은 스마트폰용 7나노미터(㎚) 칩과 자사 인공지능(AI) 칩 ‘어센드(Ascend)’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위성사진 분석과 현지 취재를 통해 선전시 관란 지역에 반도체 제조 시설 3곳이 조성됐으며, 이 중 1곳을 화웨이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또 화웨이가 직접 운영하는 생산라인 외에도, 나머지 2곳은 반도체 장비 스타트업 ‘시캐리어(SiCarrier)’와 메모리 칩 업체 ‘스웨이슈어(SwaySure)’가 각각 관리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실질적으로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는 공식적으로 두 회사와 연계를 부인하고 있으나 투자 유치, 기술 공유, 인력 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란 지역 주민은 두 스타트업을 ‘화웨이 계열’로 인식했으며, 경영진과 핵심 기술 인력 다수가 화웨이 출신으로 알려졌다.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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