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하반기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탑재한 실시간 자막과 음성 명령 기능에 한국어를 지원하기로 했다. 애플워치엔 페이스타임으로 통화할 때 실시간 자막 기능을 도입한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에서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GAAD)을 기념해 하반기 도입할 새로운 손쉬운 사용 기능을 공개했다.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은 장애인이 디지털 기술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식을 높이고 개선을 촉구하는 날이다.
우선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실시간 자막과 음성 명령 기능에 한국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추가한다.
음성 명령과 실시간 자막 기능은 2019년과 2022년 각각 도입됐으나 그동안 북미 지역에서 영어로만 지원됐다. 앞으로 한국어 등 다른 언어 사용자도 통화, 영상 시청, 미디어 감상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막을 활용할 수 있고 한국어 등의 언어로 음악 재생이나 메시지 보내기 등의 명령을 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워치에는 청각 장애나 난청이 있는 이용자를 위해 실시간 자막 기능이 도입된다. 아이폰 등으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할 때 애플워치 화면에 실시간으로 자막이 표시되는 식이다. 아이폰과 연결된 애플워치에서 들리는 소리를 자막으로 볼 수도 있다. 애플워치가 리모컨처럼 작동해 실시간 듣기를 시작하거나 멈출 수 있고 놓쳤던 부분을 되감아 다시 듣는 게 가능하다.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자 이용자를 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화면 등을 확대해 볼 수 있도록 제공됐던 ‘확대기’는 이제 맥(Mac)에서도 지원한다. 점자 기능도 도입해 아이폰 등에서 점자로 글을 쓰고 앱도 열 수 있다. 난독증·저시력 등 다양한 장애 수준의 사용자가 시스템 전체에서 텍스트를 읽기 쉽게 도와주는 새로운 읽기 모드도 있다.
혼합현실(MR) 헤드셋인 애플 비전 프로에는 시각 장애인이나 저시력자를 위해서 보이는 것을 확대해 주는 기능이 접목되고 주변을 묘사하고 사물을 찾으며 문서를 읽어주는 ‘실시간 인지’ 기능을 탑재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손쉬운 사용은 애플의 DNA에 깊이 뿌리내린 가치이고 모두를 위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사람들이 핵심 정보에 접근하고 세상을 탐험하며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도구를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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