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국내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가 17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 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했다. 발생 건수는 은행이, 피해금액은 증권사가 컸다. 전산 시스템에 대한 금융사의 안이한 인식이 소비자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전산 장애는 총 1763건으로 집계됐다. / 챗GPT
2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전산 장애는 총 1763건으로 집계됐다. / 챗GPT

2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전산 장애는 총 1763건으로 집계됐다. 장애 시간은 48만4628시간이었고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 금액은 295억432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전산 장애에 따른 장애 시간과 피해 금액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발생 빈도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238건(11만5790시간, 139억3815만원)이었던 전산 장애는 2021년 289건(16만6707시간, 73억3941만원)으로 늘었고 이후 ▲2022년 327건(10만7650시간, 45억6434만원) ▲2023년 347건(5만4098시간, 22억4512만원) ▲2024년 392건(3만5217시간, 13억7057만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올해에도 5월까지 170건(5164시간/4674만원)의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업권별로 보면 전산장애 발생 건수와 장애시간은 은행이 577건(21만6436시간, 26억437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피해금액은 증권이 262억8293만원(475건/2만6498시간)이 압도적으로 컸다.

2020~2025년 5월 연도별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발생 현황 / 강민국 의원실
2020~2025년 5월 연도별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발생 현황 / 강민국 의원실

발생원인을 보면 프로그램 오류가 722건(46만3335시간/97억8615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시스템·시설·설비장애 564건(2104시간/143억9298만원), 외부요인으로 인한 장애 366건(1만357시간, 27억7986만원), 인적재해 106건(8802시간/25억4534만원) 순이었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전산 장애 사건은 2020년 키움증권의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전산장애(47억669만원)였다. 다음으로 2021년 미래에셋증권(39억1929만원), 2022년 한국투자증권(25억263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보면 은행 중에서는 발생 건수로는 카카오뱅크가 64건(8343시간/88만원)으로, 장애시간은 우리은행이 6만7836시간으로, 피해 금액은 경남은행이 24억6431만원으로 1위였다.

증권사의 경우 전산장애 발생 건수로는 NH투자증권이 42건(80시간/4억52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장애시간은 우리투자증권이 1만6294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피해 금액은 한국투자증권이 65억5472만원으로 가장 컸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권 전산 장애의 73%가 프로그램 오류와 시스템·설비 장애가 원인이기에 이는 금융사의 프로그램 통제와 테스트 역량 및 IT 운영 능력 부족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금융업권 전산장애 사고 급증은 결국 소비자의 잠재적 피해 위험성을 높이기에 금융감독원은 전산장애 다발 회사에 대한 IT 운영 실태점검을 강화하고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준수 미흡 회사에 대해선 추가 검사 실시 및 제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