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제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무역 관세 압박과 중국 수요 둔화 등 여파로 인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위협으로 수출 전망이 어두워졌고, 이로 인해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5월 한국 제조업 PMI는 47.7로 4개월 연속 기준선(50.0)을 밑돌았다. 일본도 49.4로 11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과 약화된 글로벌 수요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꺾인 상황이다.
중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5월 제조업 PMI는 48.8로 2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냈으며, 민간 경제 연구소인 차이신의 조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약한 내수 수요로 인해 저가 제품이 아시아 지역으로 흘러들며, 역내 다른 국가들의 제조업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시아 신흥국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는 5월 제조업 PMI가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대만 등도 생산 위축세를 나타냈다.
특히 동남아 주요국들은 수출 감소와 함께 외국인 투자 둔화로 고용과 소비 모두 둔화되는 악순환에 직면해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했다. 동시에 중국이 기존 관세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미·중간 무역 긴장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6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과 미국은 추가 무역협상에 나서기로 했지만, 일본 정부는 자동차 관세에 대한 확실한 양보 없이는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이이치 생명연구소의 니시하마 토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아시아 제조업의 회복은 당분간 어렵다"며 "높은 상호관세와 중국발 저가공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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