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생활형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단순 금융 상품 홍보를 넘어 야구장, 축구장,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실생활과 맞닿은 접점에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과의 ‘브랜드 연결성’을 높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KBO 리그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야구볼 땐 땡겨요 타임’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간은 내달 31일까지다.
KBO 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 오후 5~9시, 배달앱 ‘땡겨요’에서 최대 2만원의 치킨 할인 쿠폰을 랜덤으로 지급한다. 발급 당일 사용이 가능하고 일부 브랜드와 중복 할인도 가능해 팬들의 만족도가 높다. 9회 이상 쿠폰을 사용한 고객에게는 ▲미국 프로야구 경기 티켓 및 항공권 ▲KBO 리그 관련 굿즈 ▲땡겨요 상품권 등 풍성한 경품도 추첨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프로야구 역대 최소경기 500만 관중 돌파한 프로야구 팬들에게 특별한 할인으로 즐거움에 혜택을 더하기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신한하면 야구, 야구하면 신한’이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야구팬에게 다양한 즐거움과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도 스포츠 마케팅에 가세했다. BNK경남은행은 울산 HD FC 홈구장에서 경남 BC카드 이용 고객 대상 할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기간은 11월 30일까지다.
BNK경남은행 모바일뱅킹 앱(App) 마이태그에서 울산 HD FC(굿즈샵·상품 가게)와 울산 HD FC(F&B매장)를 각각 태그한 후 경남 BC카드(개인 신용·체크)를 이용해 울산 HD FC 구장 내 상품 가게와 식·음료 판매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할인해 준다.
상품 가게에서 건당 5만 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 건당 10만 원 이상 결제하면 1만 원을 깎아준다. 식·음료 판매장에서 건당 1만 원 이상 결제하면 2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횟수 제한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축구팬들의 체감 만족도가 높다. 다만 할인 혜택은 오프라인 매장 결제 시에만 적용된다. 모바일단말기, APP, 홈페이지 등 온라인 가맹점 이용 때면 적용되지 않는다.
모임 회비와 스포츠 동호회 활동비 관리까지 겨냥한 광주은행의 ‘끼리끼리 모임 서비스’도 스포츠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다. 8월 31일까지 신규 모임 개설자에게 최대 2만원 현금 지급 혜택을 제공한다.
참여 조건은 간단하다. 모임원 1명 이상이 초대 수락 시 5000원을, 모든 모임원(모임주 포함)이 1회 1만 원 이상 입금 시 5000원을, 월 1회씩 3개월 연속 입금하고 3회차 월 말일 기준 잔액이 5만원 이상이면 1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광주은행 모바일 앱 ‘광주Wa뱅크’만 있으면 계좌 없이도 모임 참여가 가능해 축구·야구·배드민턴 등 취미 모임 관리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스포츠 관람과 쇼핑, 외식 등 소비 활동이 활발한 고객을 위해 롯데 엘페이와의 연계 혜택도 선보였다. 이달 30일까지 엘페이에 신한은행 계좌를 최초 등록한 고객에게 엘포인트 결제금액의 4%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기존 3% 적립에 1%를 추가로 얹은 파격적 혜택으로 야구나 축구 관람 전후 소비를 유도한다.
신한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의 행보는 단순 스포츠 협찬을 넘어 일상 속 금융 체감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경기장에서 치킨을 싸게 사 먹고 굿즈샵에서 카드 할인을 받고 스포츠 모임비를 앱으로 관리하는 ‘생활 금융 경험’의 통합적 제공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스포츠는 열정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이 팬덤을 자연스럽게 금융 브랜드에 연결시키는 전략으로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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