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저출생이 함께 나타나며 지방을 중심으로 '인구 절벽' 우려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금융권이 출산 장려를 위한 사회공헌과 금융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한 기부나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의료·복지·금융을 연계한 실질적 지원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정진완 우리은행장(왼쪽)과 윤도흠 차병원 의료원장(오른쪽)이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우리은행
지난 4일 정진완 우리은행장(왼쪽)과 윤도흠 차병원 의료원장(오른쪽)이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우리은행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차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난임 부부 치료 지원 등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의료와 금융이 함께 저출생 문제 해결에 나선 첫 사례다.

협약에 따라 차병원은 우리은행 임직원뿐 아니라 기업전용 공급망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WON BIZPLAZA)’를 이용하는 중소기업 임직원에게도 출산 준비를 위한 의료 서비스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금융과 의료가 함께 손을 맞잡은 이번 협약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동의 발걸음”이라며, “생애주기별 건강권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특화 금융 상품 등을 내놓으며 저출생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8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부모를 대상으로 금리가 최고 연 10%인 ‘KB아이사랑적금’을 출시한 바 있고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연 최고 8%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다둥이 상생 적금’을 내놨다.

하나은행은 자녀에 따라 대출 금리를 낮춰주기도 했다.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다둥이전세론’은 미성년 자녀가 2명이면 전세대출 금리를 0.2%포인트 감면해주고, 자녀가 3명 이상이면 0.4%포인트 깎아준다. 국민은행의 ‘KB 다둥이 전세자금대출’도 미성년 자녀가 2명 이상인 다둥이가구에 대출 금리를 0.15%포인트 우대한다.

금융지주 차원의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출산과 육아 지원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주요 지자체에 160억원을 지원했고 신한금융지주는 중소기업 근로자 육아휴직 대체인력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기금에 100억원을 출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총 1500억원을 투입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곳곳에 100호 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직장 내 어린이집, 0세반 전문 어린이집 등은 물론이고 농어촌과 도서벽지에 특화한 어린이집도 구축했다.

한재희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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