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치열해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생존 키워드로 ‘빅 게임’을 제시했다. 단순한 대작을 넘어 해외 이용자 눈높이에 맞춘 게임성과 잘 갖춰진 완성도로 정면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2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NDC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천선우 기자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2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NDC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천선우 기자

박용현 대표는 2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NDC 2025 기조연설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고, 중국을 포함한 신흥 개발사들도 내수용 게임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게임사가 살아남으려면 글로벌을 향한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빅 게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빅 게임은 기존에 우리가 말하던 대작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규모와 퀄리티를 갖추고, 기존 경쟁자들과 정면 승부할 수 있는 수준의 타이틀”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사례로는 중국 게임사 게임 사이언스가 개발한 검은 신화: 오공을 언급했다. 약 6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이 작품은 게임성을 인정받아 세계에서 25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박 대표는 “우리도 충분히 추격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K-컬처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으며, 개발비도 아직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빅 게임 제작에 필요한 조건들이 점점 갖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마케팅 전략은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국내는 론칭 2개월 전 집중 마케팅과 사전등록에 의존하는 방식에 익숙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수년 전부터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꾸준히 브랜딩을 이어가는 방식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신과 오공 모두 글로벌 인지도가 없던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었지만, 초기 트레일러 공개만으로 세계 시장의 기대를 모았고 결국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개발 조직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해외 성공 사례들을 보면 개발을 블록 단위로 나누거나, 직군 혼합형 소규모 팀 구조로 응집력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조직 구성 방식부터 개발 문화까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조직이 같은 방식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며 “우리에게 맞는 개발 방식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기회의 문은 아직 열려 있지만, 영원히 열려 있진 않을 것”이라며 “산적한 과제를 빠르게 해결해 빅 게임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