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자사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의 성공 신화를 이을 글로벌 지식재산권(IP)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신작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매출 7500억엔(약 7조377억원), 영업이익 2500억엔(약 2조3459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2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25’에서 “주요 IP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다방면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멀티플랫폼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공동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온라인, 마비노기는 물론 블루 아카이브,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디센던트 등 다양한 타이틀 성과는 넥슨의 IP 확장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넥슨은 최근 대표 IP를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작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던파’ IP에 소울라이크 액션을 더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마비노기’ IP의 플랫폼을 확장한 ‘마비노기 모바일’, 메이플스토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메이플스토리N’ 등이 그 예시다.
다만 이 대표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현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봤다. 그는 “최근 게임 산업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수 대형 IP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산업 전반의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넥슨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장르·플랫폼 다변화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통적인 RPG부터 PvPvE, 서바이벌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신작들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기존 IP의 새로운 시도와 함께 신규 IP 발굴도 병행한다.
기대를 모으는 작품 중 하나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계승작으로 알려진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다. 앞서 글로벌 알파 테스트에서 빈딕투스는 뛰어난 전투 타격감과 고품질 그래픽, 세밀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으로 테스터들의 호평을 받았다.
트리플 A급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는 10월 30일 정식 출시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게임은 자원 확보와 전략적 탈출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며, 시네마틱한 전투 연출과 몰입감 높은 사운드로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신작 개발도 활발하다. ‘데이브 더 다이버’로 주목받은 민트로켓은 좀비 서바이벌 게임 ‘낙원: LAST PARADISE’를 개발 중이며, 넥슨게임즈는 MMORPG ‘프로젝트 DX’, 오픈월드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서브컬처 기반 ‘프로젝트 RX’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기존 라이브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기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플레이를 넘어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고 공유하는지 등 유저 경험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저는 오히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술이 바뀌고 시장 환경이 달라져도 결국 이용자는 ‘재미있는 게임’을 기억하고 다시 찾는다. 그 사실을 여러 번 실감해 왔다”고 강조했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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