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AI 기술 발달로 단 5초면 내 목소리를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 보이스피싱 방지 기술로 위협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
LG유플러스(대표 홍범식)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을 통해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하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에 탑재해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AI가 합성한 얼굴까지 분석하는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공개했다. 안티딥페이크 기술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상황을 살핀 뒤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이번 기술을 내놓은 이유는 최근 위조한 목소리로 지인을 사칭하거나 인질극을 가장하는 등 AI를 활용해 점점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함이다. 해당 기술을 온디바이스(On-Device) 형태로 상용화하는 것은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다.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AI 엔진에 약 3000시간 분량의 통화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3000시간은 통화 건수로 약 200만 건에 해당하는 양이다. 완성된 '안티딥보이스'는 위조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운 발음을 찾아내거나 음성 주파수의 비정상적인 패턴을 탐지하는 등 과정을 통해 진위를 판별한다.
안티딥보이스 기술은 익시오를 통해 통화중인 상대방의 목소리가 위변조됐다는 사실을 즉각적으로 판별한다. 목소리 위변조 여부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통화 데이터는 약 5초 남짓이다.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가 위변조 된 경우 익시오는 팝업 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익시오 고객은 보이스피싱 위험으로부터 한층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티딥페이크 기술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있는 비자연적인 흔적을 탐지해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픽셀 단위의 질감이나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안티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영상을 이용한 피싱 범죄를 차단하고 위변조된 유해 콘텐츠를 신속히 식별하는 등 고객의 안전을 보호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3년 내 익시오 가입자 6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통, 금융권과 어떻게 협력할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지 얘기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당장 익시오 유료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먼저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자리매김을 하고 더 좋은 추가 기능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유료화 여부를) 한번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익시오의 프리미엄 모델 출시, 해외 출시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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