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계절적 비수기와 환율 하락,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이 반영된 결과다.

하반기에는 양사 모두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실적 개선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 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 삼성전기

27일 증권업계 소식을 살펴보면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7100억원, 영업이익 208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매출 2조7400억원, 영업이익 2173억원)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의 관세 영향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실적 부진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기는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등 주력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로 진출한 차량용 MLCC 등 전장 분야 비중 확대에 따른 성과도 이어져 추가 매출이 예상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MLCC 비중 확대와 가동률 상승, AI용 가속기 수요 확대로 FC BGA(반도체 패키지 기판) 매출이 시작됐고, 서버·네트워크향 비중도 늘고 있다”며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유리기판은 애플 등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2027년 하반기 양산 및 매출 반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모듈 역시 스마트폰에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로 적용처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인 테슬라를 포함한 수요처 다변화가 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LG이노텍도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68% 줄어든 481억원으로 추정된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가 결정적 요인이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주력으로 하는 이 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과 환율 하락, 공급망 경쟁 격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에 따라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다”며 “기판과 전장 등 비광학 부문의 실적 기여도에 따라 주가 반등의 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년부터는 폴더블폰과 아이폰 20주년 모델 등 하드웨어 혁신이 본격화되면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으나,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17의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리 기반 AI 기능 등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하드웨어 혁신이 예고된 2026년과 달리, 올해 아이폰17에 대한 기대감은 제한적”이라며 “투자심리는 하반기 불확실성 국면에서 내년 성장 기대감으로 옮겨가는 시점에 반등 동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