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가전의 보안 역량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상위 등급을 잇따라 획득하며 기술 신뢰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보안 체계와 적용 범위, 인증 수준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UL 솔루션즈는 스마트 가전의 해킹 가능성과 보안 수준을 종합 평가해 다이아몬드,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의 5단계 등급을 부여한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악성 코드 탐지, 불법 접근 방지, 사용자 데이터 익명화 등 총 33개 항목을 모두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보안 기술로 알려진 ‘삼성 녹스(Knox)’를 가전 제품에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와이파이 탑재 전 제품에 기기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는 ‘녹스 매트릭스’도 확대 적용했다. 여기에 민감 정보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저장하는 녹스 볼트 까지 더해, 보안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비스포크 AI 냉장고, 히트펌프 시스템, 인덕션 레인지,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AI 가전 제품군에서 UL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LG전자도 ‘플래티넘' 등급을 UL 솔루션즈로부터 획득하며 보안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제품 개발 초기부터 보안을 내재화하는 소프트웨어 보안 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AI 기능 탑재 제품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보안 시스템인 ‘LG쉴드’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LG쉴드는 SW 개발 전 과정에 걸쳐 위협을 탐지·차단하고, 기존 보안 체계(LG SDL) 위에 별도 기술을 중첩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AI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제품군에 LG쉴드 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가전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보안성이 소비자의 구매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삼성과 LG 모두 글로벌 인증기관의 평가를 통해 보안 신뢰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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