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서 핵심 임원들의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술직 출신 인사가 차량 판매 부문 수장 자리에 올라 눈길을 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각) 테슬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라즈 제가나탄(Raj Jayaraman)이 최근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책임자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제가나탄은 13년간 테슬라에서 정보기술(IT)과 데이터 관련 업무를 맡아온 기술 전문가로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는 테슬라가 차량 판매 부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로이터는 판매 경험이 없는 기술직 출신이 이 부문을 맡은 데 대해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다고 전했다.

모델3. / 테슬라
모델3. / 테슬라

테슬라는 최근 핵심 임원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북미·유럽 생산과 운영을 총괄하던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이달 들어 15년간 몸담았던 북미 지역 판매·서비스 담당 부사장 트로이 존스도 퇴사했다.

북미 인사 책임자였던 제나 페루아와 인공지능(AI) 부문을 이끌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총괄했던 밀란 코박 부사장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배터리 부문 수장 비니트 메타와 소프트웨어 부문 책임자 데이비드 라우도 최근 테슬라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의 미래는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기술에 달려 있다”며 사업 방향 전환을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술 중심 전략이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 조직의 구조 개편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는 오는 2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 추이와 함께 AI 및 로봇 개발에 대한 투자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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