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운영 복잡도와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동화 도입은 당면 과제의 중장기적 해결을 위한 선택이었다. 향후 ‘AI 운영’ 환경을 도입할 계획이다. 내재화된 역량이 자동화에 접목됐을 때 앤서블 플랫폼의 가치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성봉 롯데카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SKY31 컨벤션에서 열린 ‘레드햇 앤서블 오토메이트 2025’ 행사에서 박진연 한국레드햇 부사장과 진행한 ‘파이어사이드 챗’ 세션에서 도입 사례를 소개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어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비전 뿐만 아니라 조직 전반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드햇의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Ansible Automation Platform)’은 IT 운영 전반에서의 자동화를 위한 통합 플랫폼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은 AI 기술과 연결돼 AI가 도출한 통찰력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AI 운영(AIOps)’을 구현할 안정적 기반을 제공한다. 레드햇은 현재 앤서블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중 AWX가 대규모 개편 중이며, 대규모 기업 환경을 위해서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직접 쓰는 것보다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 등 기업을 위해 최적화된 제품을 쓰는 것을 추천했다.
AI 도입 가치창출, 자동화 활용해 ‘행동’까지 이어져야
최성봉 롯데카드 CIO는 “지금까지 기업들은 구축 단계에서는 많은 투자를 했지만 운영은 ‘안정’을 추구하면서 혁신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며 “이제는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도 다른 생각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운영하는 시스템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서비스 안정화와 민첩성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늘어나는 시스템만큼 운영 인력을 늘릴 수는 없다. 자동화는 이런 당면 과제들을 중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까다로운 규제 등으로 다른 업계와는 차별화되는 특징들이 있다. 최성봉 CIO는 “기존 환경은 온프레미스 위주였다. 현재 서버 2000여대 규모의 환경을 운영하는데 안정적인 운영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다. 시스템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피로도도 높아져 왔다”고 언급했다.
롯데카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동화를 통한 효율화’를 제기했고, 기술 도입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람과 방식을 넘어서고, 비전 제시와 공감대 형성, 조직의 변화가 중요했다고 제시했다. 최성봉 CIO는 “경영진에서 ‘비전’을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무진 수준에서도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성공적인 사례를 만드는 데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운영에서는 혁신보다 안정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들 고민해 왔을 것”이라 덧붙였다.
자동화 플랫폼은 현재 모든 기업들이 직면한 ‘보안’ 문제 대응을 위한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성봉 CIO는 “2000여대 규모 서버 환경에서 직접 취약점을 대응한다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자동화 플랫폼을 활용해 운영 환경에서 지속가능하게 패치, 업그레이드하고 취약점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이제는 앤서블 기반 환경을 통해 준비가 됐다”고 평했다.
롯데카드는 자동화 플랫폼 구현에서 레드햇의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을 도입한 이유로 편의성과 기능성, 기술지원을 통한 역량 내재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초기 단계에서 자동화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부분은 재해복구, 일일점검과 상태확인 등의 반복 작업, 운영 환경 관제 등을 꼽았다. 이 중 재해복구는 문서화된 작업을 코드 기반으로 전환했고, 일일점검 등의 반복작업은 기존 코드 기반을 플레이북 기반으로 전환했다. 관제의 경우 AI옵스(AIOps)의 직전 단계인 이상 상태를 확인하고 분석해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단계까지 구현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향후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과 AI를 접목한 자동화 운영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최성봉 CIO는 “내부에 내재화된 운영 역량이 자동화에 접목됐을 때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의 가치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한 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폐기할 때까지 변화가 적었다. 이 방식이 언제까지 유지될 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한다. 마이너 버전 변화 정도는 따라갈 수 있는 자동화 방식과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성봉 CIO는 “이제 IT 운영자의 미덕이 ‘안정적 운영’이던 시기는 지났다. 운영자의 역할도 엔지니어로의 탈바꿈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반복된 루틴 업무를 줄여야 고민할 시간이 생긴다. 시스템을 설계할 때부터 자동화 기반으로 구성하고, 최적화된 형태로 운영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어야 회사와 개인 모두에 도움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AI와 자동화 도입, 전략과 실행력을 함께 고민해야
김종민 한국레드햇 상무는 이번 행사의 기조연설을 통해 “아직 국내에서 ‘AI운영(AIops)’은 낯선 개념이지만 지금이 이를 논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 제시했다. 이어 “지금까지 AWX(GUI와 API 도구들이 포함된 앤서블 코드 기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잘 사용해 왔다 해도, IT 환경의 클라우드화 등으로 기존 기술로는 다루기 어려운 부분들이 생겼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며 “이제 계속 무료 도구에 의존할지,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으로 전환할지 결정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IT 환경의 운영 방식도 ‘이벤트 주도(Event-Driven)’ 형으로 바뀌면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게 됐다. 이 때 자동화 플랫폼은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응 가능한 환경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김종민 상무는 “AI가 판단을 내려도 실제 의미가 없다면 소용 없다. 이벤트 드리븐 앤서블(EDA)은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복 작업이 많은 영역인 보안이나 패치 등은 자동화가 가장 먼저 적용돼야 할 부분”이라 덧붙였다.
김종민 상무는 “이제 AI를 준비하는 시대는 끝났다. 실질적인 가치 창출을 고민해야 될 때”라며 “현재 기술은 준비돼 있지만 조직이 가치를 창출할 준비는 부족한 상태다. 이 핵심에는 자동화가 있다. 자동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AI의 잠재력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제시했다. 이어 “IT 운영에 AI를 적용하는 ‘AI 운영’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 부채를 해결하는 전략적인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레드햇은 기업의 AI 활용에서 갖춰야 할 전제로 프로세스 자동화, 인프라 및 도구의 연결, 의사결정 수행 등 세 가지를 꼽으며, AI의 의사 결정을 자동화가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상무는 “AI가 통찰력을 생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를 실시간, 대규모,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제는 기술보다 기술이 움직이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예슬 한국레드햇 솔루션 아키텍트는 이 자리에서 “현재 AWS는 전면적 아키텍처 개편이 진행 중”이라며 “AWX는 당분간 새 릴리즈가 중단되고 새 기능은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에 우선적으로 제공될 계획이다. 이는 구조적 전환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향후 AWX의 변화에 따라 기존에 오픈시프트에서 AWX를 사용했던 경우는 운영 환경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드햇은 대규모 기업 환경을 위한 안정적인 자동화 환경 구현을 위해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의 사용을 추천했다. 앤서블 자동화 플랫폼은 기업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시스템 중단을 61% 줄이고 개발팀의 생산성을 36% 향상시키며, 네트워크 인프라 관리 효율은 38% 더 높이고 새로운 컴퓨팅 자원은 68% 더 빠르게 배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