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인공지능(AI)의 글로벌 독점을 경계하며 중국이 AI 관련 국제협력기구 설립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뉴스1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뉴스1

2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orld Artificial Intelligence Conference) 개막연설에서 “현재 핵심 자원과 역량이 일부 국가와 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기술 독점과 통제는 AI를 소수의 전유물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AI는 일자리 상실부터 경제 충격까지 다양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려면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AI 공동개발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특정 국가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미국이 자국의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해 엔비디아(NVIDIA) 등의 AI 칩 수출을 제한하는 등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미국산 칩 제조장비 및 기술이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또 “반도체 부족이 현재 가장 큰 병목”이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한 자립적 기술 생태계 구축 방침을 재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생성형 AI 등 차세대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데이터센터 규제를 완화하고 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오픈AI와 구글 등을 앞세운 기술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번 상하이 대회는 중국의 AI 전략을 세계에 알리는 최대 기술 행사로, 노벨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과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등도 참석했다. 전세계에서 800개 이상의 회사가 참여했으며 3000개 이상의 첨단 제품, 40여개의 대규모 언어모델, 50개의 AI기반 장치 60개의 지능형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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