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박윤규 원장 취임 100일을 맞아 전면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 흐름에 대응하고, 정부가 집행할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AI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박윤규 NIPA 원장이 7월 31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홍주연 기자
박윤규 NIPA 원장이 7월 31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홍주연 기자

NIPA는 7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8월 1일자로 조직 체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박윤규 원장은 이 자리에서 “AI 대전환(AX) 시대에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TF 수준을 넘어선 새로운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며 “AI 반도체 지원본부와 AI활용본부를 신설해 미래 AI 고도화 기반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은 올해 1·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약 1조80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확보하면서, NIPA의 연간 집행 규모가 2조4000억원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박 원장은 “기존 TF 체계로는 이 같은 대형 예산을 집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NIPA는 범국가 차원의 AI 대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AI인프라본부, AI융합본부의 2본부 체제를 AI인프라본부, AI반도체지원본부, AI활용본부의 3본부 체제로 확대한다. 새롭게 신설되는 AI반도체지원본부는 AI 반도체 전략 및 신사업 기획, 단말형 AI, 피지컬AI 육성 전담팀을 구성했고, AI활용본부는 국민 일상과 산업현장에 AI 활용을 확산하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등을 수행한다.

또한 디지털 신산업·신기술 정책 기획과 규제 개선, 인재 양성을 위해 정책기획단을 신설했으며, 지역특화산업의 AI 중심 혁신을 위해 지역디지털본부를 지역AI전환(AX)본부로 개편했다.

박윤규 원장은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해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160개 중 AI 데이터센터는 9개에 불과하지만, 2027년까지 민간에서 신축하는 30개는 대부분 AI 데이터센터일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려면 특별법을 만들어 신속한 구축·운영이 필요하다"며 "올해 정기국회에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관련 특별법 발의를 과기정통부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산 AI 반도체 육성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뉴벨리온이나 퓨리오사AI 같은 기업들이 정부 R&D와 실증 단계를 거쳐 성장해 왔다"며 "정부가 큰 공공 수요를 일으켜 우리나라 AI 반도체 기업들이 한 단계 점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되려면 현재 제도나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며 "AI 개발이나 활용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빨리 발굴해서 없애거나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중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실현하려면 우리 생태계를 글로벌하게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세안과의 독자적 AI 기술 생태계 구현도 제시했다.

박윤규 원장은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한 만큼, 정부 정책이 산업계에 빠르게 확산 할 수 있도록 국정 방향에 맞춰 선제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올해 추경을 포함해 AI 관련 사업 규모가 약 2조원에 달하는 진흥원이 AI 대표기관으로서 흐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