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운영을 맡을 민관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의 출범이 두 번의 사업 유찰로 당초 계획보다 수개월 늦어질 전망이 제기됐다.

데이터센터 내부 / 플리커
데이터센터 내부 / 플리커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이 약 두 달 정도 지연됐다"며 "기존에 계획한 일정대로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관 공동 출자로 SPC를 설립해 센터 운영을 맡기고 NIPA가 사업 집행을 주관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은 2027년까지 총 2조5000억원을 투입해 1엑사플롭스(초당 100경 번 연산) 이상 성능을 갖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AI로 인해 급증하는 국내 GPU 수요를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당초 정부는 11월부터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10월까지 SPC 설립을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계획은 6~7월 기술·금융 심사를 거쳐 8월 말 민간 사업자를 최종 선정하고, 9~10월 SPC 설립 협약을 체결한 뒤 11월부터 본격 착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SPC 참여 기업 공모가 두 차례나 유찰되면서 전체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민간 기업들이 정부가 설정한 참여 조건을 부담스러워하며 잇달아 참여를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SPC 지분의 과반인 51%를 보유하면서 민간의 운영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원할 경우 민간이 공공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바이백(매수청구권) 조항도 기업들에게 재정적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SPC 출범이 미뤄지면서 입찰 준비와 행정 절차상 수주가 지연되고 있어 두 달 이상의 지연을 감안해야 할 상황이다.

박윤규 원장은 "조건이 완화되면 기업들이 다시 관심을 가질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현재 업계 의견을 수렴했고 민간이 부담을 느끼는 조항들에 대해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