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20억달러(약 2조77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 재원을 외부 파트너와 분담하기 위한 조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 뉴스1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 뉴스1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각) "메타의 전략은 성장 자금을 스스로 충당하던 기존 빅테크 관행에서 벗어나 생성형 AI 지원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및 운영 비용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자금을 도입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2026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앞두고 금융 파트너와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월 30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프로젝트는 외부 자금을 유치해 장기적인 인프라 수요 변화에 대응할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거래는 없다고 밝혔다.

메타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계획은 이미 구체화 단계다. 메타는 6월 일부 데이터센터 자산 매각 계획을 승인했다. 총 20억4000만달러 규모의 토지와 건설 중인 자산을 ‘매각 예정’으로 재분류했다. 해당 자산은 향후 12개월 이내 제3자에 이전돼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메타는 이번 재분류 과정에서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 평가 가치는 장부가와 공정가치에서 매각 비용을 차감한 금액 중 낮은 금액으로 산정했다. 6월 30일 기준 전체 매각 예정 자산은 32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메타는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을 위한 AI 데이터센터 ‘슈퍼클러스터’ 건설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슈퍼클러스터 한 개의 규모만으로도 맨해튼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메타는 7월 31일 연간 자본 지출 전망 하단을 20억달러 상향해 660억~720억달러로 조정했다. AI 기반 타깃팅 및 콘텐츠 전송 최적화 개선에 힘입어 광고 매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으며, 경영진은 이러한 성과가 장기 AI 전략에 따른 인프라 비용 증가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