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전기 플래그십 세단 ‘i7’은 기존 전기차와 결이 다르다. 공존하기 어려운 ‘고성능’과 ‘편안함’을 동시에 구현하며 40년 넘게 이어온 플래그십 세단의 정체성을 전동화 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7시리즈 역사상 첫 전기차인 i7은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QS를 압도한다는 평가다.

BMW i7 M70 전측면.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전측면. / 허인학 기자

BMW는 1977년 첫 7시리즈를 출시하며 ‘가장 스포티한 럭셔리 세단’을 표방했다. 독일 딩골핑 공장은 출시 직후 주문이 몰려 마비될 정도였고, 반년 만에 2만대, 이듬해 3만5000여대를 판매했다. 이후 V12, V8, 디젤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며 플래그십의 입지를 굳혔다.

트렁크 부착된 i7 레터링. / 허인학 기자
트렁크 부착된 i7 레터링. / 허인학 기자

현행 7세대 7시리즈는 디자인과 사양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전동화 라인업 i7을 투입하며 ‘부유층을 위한 럭셔리’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고, 지난 2024년 11월에는 고성능 버전 ‘뉴 i7 M70 x드라이브’를 추가하며 고성능 전기 플래그십 세단의 시대를 열었다.

 

M 전용 디테일 더한 외관

BMW i7 M70 헤드램프.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헤드램프. / 허인학 기자

i7 M70은 내연기관 7시리즈와 동일한 차체 디자인을 유지하되 고성능·모터스포츠에 특화된 'M' 브랜드 전용 요소로 차별화했다. 전면부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적용한 헤드램프와 M 로고가 부착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길을 끈다. 범퍼는 각을 살려 역동성을 강화했다.

BMW i7 M70 측면.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측면. / 허인학 기자

측면은 블랙 하이그로시 윈도 프레임, M 전용 사이드미러, 투톤 컬러 도장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투톤 컬러 도장에는 컬러 라인이 적용됐는데 페인트 층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됐다.

BMW i7 M70 테일램프.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테일램프. / 허인학 기자

후면은 가로형 디자인과 절제된 디퓨저로 안정감을 살렸다. 차체 크기는 전장 5390밀리미터(㎜), 전폭 1950㎜, 전고 1545㎜, 휠베이스 3215㎜다.

 

첨단과 호화가 공존하는 실내

BMW i7 M70 실내.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실내. / 허인학 기자

실내는 M 전용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카본 마감, 크리스털 소재 변속 레버와 컨트롤러를 배치해 고급스러움과 고성능 이미지를 동시에 챙겼다. 특히 ‘인터렉션 바’는 주행 모드나 상황에 따라 조명이 변하며, 취향에 맞게 색상 변경도 가능해 색다른 경험을 전달한다.

BMW i7 M70의 센터 콘솔 조작부. / 허인학 기자
BMW i7 M70의 센터 콘솔 조작부. / 허인학 기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BMW의 최신 운영체제(OS)가 탑재됐다. 사용 편의성과 시인성이 높다. 주행 모드, 전화, 음량, 주행 모드 등의 설정은 센터콘솔에 마련된 물리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모든 도어는 자동으로 개폐되며 2열 도어의 경우 중앙 디스플레이에서도 여닫을 수 있다.

BMW의 최신 OS가 탑재된 커브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 허인학 기자
BMW의 최신 OS가 탑재된 커브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 허인학 기자

2열은 비행기 일등석을 연상케 한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불리는 시트는 각도 조절 범위가 매우 크다. 또 도어 패널에 적용된  5.2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시트, 엔터테인먼트, 동승석 위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가 적용된 BMW i7 M70 2열. / 허인학 기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가 적용된 BMW i7 M70 2열. / 허인학 기자

루프에서 내려오는 31.3인치 ‘BMW 시어터 스크린’은 8K 해상도를 지원하며 넷플릭스·유튜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35개 스피커, 최대 1965와트(W) 출력을 자랑하는 바워스&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도 탑재됐다.

BMW 시어터 스크린. / 허인학 기자
BMW 시어터 스크린. / 허인학 기자

 

659마력, 부드러운 고성능 주행

트렁크에 부착된 M70 레터링. / 허인학 기자
트렁크에 부착된 M70 레터링. / 허인학 기자

i7 M70은 기존 V12 모델을 대체하는 최상위 전기 플래그십이다. 전륜·후륜 모터 합산 출력은 659마력, 최대 토크는 112.2킬로그램미터(㎏·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3.7초 만에 도달한다. 부스트 모드(10초간 최대 출력)를 활용하면 폭발적인 가속감을 체감할 수 있다.

특히 가속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은 훼손되지 않는다. M 전용 에어서스펜션과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저, 액티브 롤 컴포트가 포함된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 서스펜션 패키지는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도 불편할 정도로 단단한 승차감을 주지 않는다.

BMW i7 M70의 휠. / 허인학 기자
BMW i7 M70의 휠. / 허인학 기자

BMW는 i7 M70에 5세대 전기차 기술 중 최고 사양을 적용했다. 가장 큰 특징은 모터 내부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3개의 권선이 아닌 6개 권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모터 파워 밀도가 기존 대비 25.5% 증가했다. 또 자속(자기장)을 영구자석이 아닌 전자석으로 만드는 동기식 모터인 ESM(Electrically excited Synchronous Motor) 방식을 채택했다.

BMW i7 M70의 엔진룸. / 허인학 기자
BMW i7 M70의 엔진룸. / 허인학 기자

코너링 성능은 BMW 색이 진하다. 5미터(m)가 넘는 전장에도 코너 공략이 부담스럽지 않다. 후륜조향 시스템이 탑재돼 회전반경도 매우 짧고 민첩하게 코너를 파고 든다. 마치 몸집이 작은 중형(C 세그먼트)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BMW i7 M70 전면.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전면. / 허인학 기자

단점은 전비다. 복합 기준 3.3㎞/kWh,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391㎞다. 실제로는 제원상 전비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타 전기차 대비 짧은 주행거리는 아쉽다. 다만, 충전 시간이 짧은 편이라 조금이나마 단점을 상쇄한다. 최대 195킬로와트(kW) 고속충전으로 34분 만에 10~80%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105.7킬로와트시(kWh) 용량의 삼성SDS 5세대 제품을 사용한다.

BMW i7 M70의 운전석. / 허인학 기자
BMW i7 M70의 운전석. / 허인학 기자

 

전기차 전환기의 ‘이상적 플래그십’

BMW i7 M70 후측면. / 허인학 기자
BMW i7 M70 후측면. / 허인학 기자

BMW i7 M70은 플래그십 세단의 품격에 600마력이 넘는 고성능을 더한 모델이다. 내연기관 감성을 유지해 전기차에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도 끌어들인다. 가격은 2억3180만원이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