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가 올해 2분기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엇갈린 실적을 냈다. 물리보안은 AI 기술을 앞세워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반면, 사이버보안은 투자 부담과 시장 환경 변화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업계는 하반기 제로트러스트 보안 수요 확대와 정부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동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AI가 끌고 국방사업이 밀고…물리보안 고성장
에스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327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17.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4068억원, 영업이익 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15.3% 늘었다.
에스원은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CCTV 솔루션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위기 상황을 자동 판단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대화형 영상 검색 기능도 도입해 증거 확보와 사후 분석 효율성을 높였다.
한화비전도 같은 흐름이다. 2분기 매출은 4572억원, 영업이익은 56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4%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50.2% 급증했다. 시큐리티 부문에서 AI CCTV 수요가 크게 늘었다. 상반기 AI 기술이 탑재된 네트워크 카메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사이버보안, 투자 선행 부담에 실적 일시 정체
사이버보안 업계는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했다. 안랩은 2분기 매출 623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자회사 실적 변동이 영향을 줬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195억원, 영업이익 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25.4% 증가했다.
지니언스는 2분기 매출 114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각각 3.9%, 43.3% 줄었다. 제로트러스트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인력 투자 비용이 늘면서 단기 수익성에 부담이 됐다. 하지만 상반기 매출은 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늘었다. 상반기 기준 첫 200억원 돌파다.
파수는 2분기 매출 107억원, 영업손실 9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감소했고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양자 내성 암호화, 기업용 AI,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반기, 정책과 수요가 업계 회복 이끈다
업계는 하반기 보안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해킹 사고가 잇따르며 민간과 공공 모두에서 보안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에스원은 AI 기술과 영상 분석 솔루션 고도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 해안 감시체계, 드론 대응 관제 등 국방 프로젝트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2025년 3분기 보안 소프트웨어 구매 예정액이 2분기를 넘은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라며 “새 정부의 정책 변화와 함께 제로트러스트 수요 확산이 사이버보안 시장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과 보안 강화 기조에 발맞춰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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