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생활 밀착형 제휴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가전 렌탈, 상조 서비스, 교육 플랫폼 등 특정 소비 영역을 겨냥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단순 결제 할인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맞물린 ‘특화 카드’로 장기 고객 확보와 락인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7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특정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이용 실적을 확보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와 결합된 카드일수록 혜택 체감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는 종합 가전 렌탈 기업 코웨이와 손잡고 ‘코웨이 신한카드’를 내놨다. 코웨이의 첫 번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로, 렌탈 요금 청구 할인에 초점을 맞췄다.
이 카드는 렌탈료 자동이체 시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할인 폭이 달라진다. 전월 이용 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1만3000원, 70만원 이상은 1만7000원, 150만원 이상이면 최대 3만원까지 렌탈료를 깎아준다. 신규 고객에게는 카드 등록 후 2개월간 조건 없이 1만3000원이 할인된다.
출시 기념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10월 31일까지 카드를 발급하고 렌탈료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최대 60개월 동안 매달 6000원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 2만7000원, 해외 겸용(마스터)은 3만원이다. 신한카드가 생활 구독 결제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국민카드는 상조 서비스 기업 보람상조와 손잡고 ‘보람상조 KB카드’를 출시했다. 상조 서비스라는 특성상 장기간 납입이 필수적인 점을 활용해 장기 고객 확보 효과를 노렸다.
이 카드로 보람상조 월 납입금을 자동 납부하면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5000원에서 최대 1만1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전월 40만원 이상 사용 시 주요 오픈마켓에서 KB Pay로 결제할 경우 10%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출시 기념으로는 지난 3월 이후 KB국민카드 이용 이력이 없는 고객이 9월 말까지 보람상조 납입금 자동 납부를 신청하면 기본 할인 외에도 24개월간 월 최대 1만6000원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최대 64만8000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납입금 외 3만원 이상 사용 시에는 3만원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교육기업 에듀윌과 협업해 ‘에듀윌X디지로카 카드’를 선보였다. 수험생과 자기계발 수요가 큰 MZ세대를 직접 겨냥한 상품이다.
이 카드는 에듀윌을 비롯한 교육업종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독서실, 서점, 문구점 이용 시에도 동일하게 10% 할인이 적용된다. 전월 실적 40만원 이상이면 최대 1만원, 80만원 이상은 1만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커피전문점,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 수험생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 업종에서도 10% 할인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카페와 GS25, CU 등 편의점, 쿠팡·네이버페이·올리브영·다이소 등 쇼핑 채널에서 월 최대 8000원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출시를 기념해 9월 한 달 동안 에듀윌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같은 기간 이벤트에 응모하고 10월 말까지 2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는 15만원 캐시백 혜택도 추가로 마련했다. 연회비는 국내 및 해외 겸용 2만원이다.
학원·자격증 시장 확대와 자기계발 트렌드가 맞물리며 젊은 소비층을 붙잡기 위한 카드사의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용하는 서비스와 일치할 경우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특정 서비스 이용률이 낮을 경우 일반 카드 대비 효용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충성고객 모집 효과 등 카드사 입장에선 이점이 커 특정 업종·서비스와 손잡고 생활형 PLCC를 확대해 나가는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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