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허깅페이스를 분석하는 정원훈의 AI 트렌드입니다. 이번 주 허깅페이스를 살펴보면서 인공지능이 이제 ‘대충’의 시대를 끝내고 ‘정교함’의 시대를 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허깅페이스가 ‘AI계의 스위스 시계 공방’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빠르고 강력한 AI를 넘어, 정밀하고 세밀한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AI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내는가’가 인공지능의 새로운 경쟁 지표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도 퀴즈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3억 파라미터로 거대 모델의 임베딩 성능을 따라잡은 구글의 미니 AI는?”
“중국이 달리(DALL-E)를 능가한다고 자신하는 텍스트-이미지 생성 AI는?”
정답: EmbeddingGemma-300m과 HunyuanImage-2.1입니다. 이번 주는 ‘효율성과 정교함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하는 AI들의 한 주였습니다.
AI 모델 톱3
1위: google/embeddinggemma-300m
구글의 EmbeddingGemma-300m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Sentence Similarity”, 즉 문장 간 유사도 측정에 특화된 3억 파라미터 모델로, 마치 AI계의 정밀 저울 같은 존재입니다.
이 AI의 진짜 혁신성은 크기 대비 성능입니다. 기존 거대 모델들이 고성능 트럭이라면, EmbeddingGemma는 F1 레이싱카 같은 느낌이죠. 작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합니다.
실용적 활용도가 폭발적입니다. 검색 엔진의 정확도 향상, 추천 시스템의 개인화, 표절 검사 도구, 번역 품질 평가 등에서 문장의 진짜 의미를 파악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특히 ‘같은 뜻, 다른 표현’을 완벽하게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 AI 문학 평론가 수준의 텍스트 이해력을 보여줍니다.
2위: tencent/HunyuanImage-2.1
텐센트의 HunyuanImage-2.1이 2위에 올랐습니다. Text-to-Image 생성 모델로, 중국이 달리(DALL-E)와 미드저니(Midjourney)를 넘보는 야심작입니다.
이번 2.1 버전의 가장 큰 개선점은 ‘아시아인 얼굴의 정확한 구현’입니다. 기존 서구 중심의 AI들이 아시아인을 그릴 때 어색했던 문제를 완벽히 해결했죠. 마치 ‘K-뷰티를 이해하는 AI 화가’가 탄생한 셈입니다.
특히 한중일 문화적 요소들을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어 K-팝 앨범 커버, 웹툰 일러스트, 게임 캐릭터 디자인 등에서 문화적 몰입감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텐센트가 보유한 방대한 게임·엔터테인먼트 데이터가 이런 정교함의 비밀이겠죠.
3위: moonshotai/Kimi-K2-Instruct-0905
중국의 문샷(Moonshot) AI가 개발한 Kimi-K2-Instruct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Text Generation 모델로, 회사 이름처럼 달에 착륙할 정도로 정밀한 텍스트 생성이 특징입니다.
이 모델의 매력은 맥락의 완벽한 유지입니다. 긴 대화나 복잡한 지시사항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하죠. 마치 절대 깜빡하지 않는 AI 비서 같습니다.
특히 학술 논문 작성, 법률 문서 검토, 기술 매뉴얼 작성 등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0905’ 버전명에서 알 수 있듯 9월 5일 업데이트된 따끈따끈한 최신 모델입니다.
AI 응용 프로그램(Spaces) 톱3
1위: Wan 2.2 First Last Frame - “시작과 끝을 잇는 마법사”
멀티모달아트(multimodalart)의 Wan 2.2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First Last Frame”, 즉 시작 이미지와 끝 이미지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영상을 생성하는 도구입니다. 이 기술의 놀라운 점은 상상력의 구현입니다. 예를 들어 씨앗 사진과 거대한 나무 사진을 넣으면, AI가 씨앗이 자라는 전 과정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만들어줍니다. 마치 시간 여행하는 AI 카메라 같죠. 특히 ‘Before & After’ 콘텐츠 제작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이어트 전후, 인테리어 변화, 메이크업 과정 등을 드라마틱한 영상으로 만들어 SNS 마케팅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위: VibeVoice-Large - “대형 팟캐스트 제작소”
Steveeeeeeen이 개발한 VibeVoice-Large가 2위에 올랐습니다. 기존 VibeVoice의 대형화 버전으로, 음성 샘플과 스크립트만으로 전문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도구입니다. 이번 Large 버전의 핵심은 ‘캐스트 간 케미’ 구현입니다. 단순히 두 사람이 번갈아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 진행자들처럼 호흡을 맞추고, 웃음 포인트를 잡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생성합니다. ‘1인 미디어의 N인 미디어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제 혼자서도 ‘정원훈의 십분토론’ 같은 다자간 토크쇼를 만들 수 있게 됐으니까요.
3위: Qwen Image Edit Inpaint - “포토샵의 AI 수술사”
리노이츠(linoyts)가 개발한 Qwen Image Edit Inpaint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Inpaint'는 이미지의 특정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우거나 수정하는 정밀 편집 도구로, 그 정교함은 마치 성형외과 수준이라 할 만합니다. 사진 속 전선을 지우거나, 배경의 사람을 제거하고, 옷 색깔을 바꾸는 등 다양한 편집을 해도 전혀 티가 나지 않습니다. 마치 디지털 포렌식 팀도 속일 수 있을 만큼의 자연스러움을 자랑하죠. 이 기술은 특히 부동산 사진 보정, 제품 이미지 최적화, 인물 사진 리터칭 등 완벽주의자들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사점 & 인사이트
이번 주 트렌드에서는 세 가지 패러다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첫째, 크기보다 정교함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EmbeddingGemma의 3억 파라미터 혁신처럼, 작지만 특정 분야에서 완벽한 AI가 거대 범용 모델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AI의 전문화 시대 개막이죠.
둘째, 문화적 정확성이 글로벌 AI 경쟁의 새로운 전선이 되었습니다. HunyuanImage-2.1의 아시아인 얼굴 구현력처럼, 우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AI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AI의 지역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어요.
셋째, 창작 과정의 미세 조정이 가능해졌습니다. Wan의 프레임 보간, VibeVoice의 대화 케미, Qwen의 정밀 편집 등 창작자의 상상을 100% 구현하는 도구들이 등장하며 아이디어와 결과물 간 격차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토막 상식: 멀티모달 AI - ‘AI가 인간의 오감을 습득하는 방법’
지난 주부터 살펴본 멀티모달 AI를 이번 주 톱3에도 적용해보겠습니다. 잠깐 복습해보면, 멀티모달(Multimodal) AI란 인간처럼 여러 감각을 동시에 활용해 세상을 이해하는 AI라 했죠. 이번 주 상위권 모델들이 모두 멀티모달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어 더 깊이 파헤쳐보겠습니다.
예시 1: 임베딩: AI의 “의미 DNA” 해독기
EmbeddingGemma 같은 임베딩 모델은 단어나 문장의 진짜 의미를 숫자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사랑해’와 ‘좋아해’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거나, ‘대박’과 ‘Amazing’의 문화적 뉘앙스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의 응용면에서 살펴보면, 검색 엔진 분야에서 ‘맛있는 파스타 집’과 ‘이탈리아 요리 맛집’을 같은 의미로 인식하는 거겠죠. 추천 시스템에서도 구매 패턴이 아닌 취향의 본질적 유사성으로 추천하는 것을 말하거나, 상담 AI에서 응용해보면 고객의 진짜 감정과 니즈를 파악해 맞춤 응답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시 2: Text-to-Image 즉 “언어를 그림으로 번역하는 AI”
HunyuanImage-2.1같은 텍스트-이미지 생성 AI는 ‘상상을 시각화하는 디지털 화가’입니다. 문화적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거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서구 AI가 아시아 음식을 그리면 뭔가 어색했죠. 그러나, 아시아 AI들은 김치찌개의 구수함, 라멘의 진한 국물까지 완벽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시 3: 영상의 시간의 빈틈을 채우는 AI
영상의 시간의 빈틈을 채우는 AI도 멀티모달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즉 Wan 2.2같은 영상 보간 기술은 ‘시작과 끝 사이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AI’입니다. 작동 원리를 보면, 첫째, 시작 프레임과 끝 프레임 분석하고, 두 이미지 간 변화 요소를 파악합니다. 셋째, 자연스러운 중간 과정 생성하고, 매끄러운 영상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놀랍죠?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요? 타임랩스로 건물을 건설하는 과정이나, 식물의 성장 과정을 보일 수 있구요. 많은 컷 사이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마무리
이번 주는 AI가 '대충'의 시대를 끝내고 '정교함'의 시대를 열었음을 확실히 보여준 한 주였습니다. 구글의 미니 임베딩 혁신, 텐센트의 문화적 정확성, 그리고 다양한 정밀 편집 도구들의 등장은 "AI가 장인정신을 터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작지만 전문적인 AI들이 거대 범용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한 것을 볼 때, 이제 누구나 자신의 필요에 맞는 전문 AI를 찾아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정교해진 AI가 가짜와 진짜의 경계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원훈 텐스페이스 경영총괄이사는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 이사와 한국디지털자산포럼(KODIA Forum) 정책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법률AI 서울로봇과 블록ESG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 이사 겸 기술가치평가위원장과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사로도 활동한다. 아시아경제신문사 뉴미디어본부, 매일경제인터넷 금융센터 팀장을 거쳐, SNS 개발과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AI 기반 법률 서비스 등 혁신 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IT·금융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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