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가 또 한 번 ‘황금 손’ 효과를 입증했다. 자사 제품과의 협업을 발표하거나, 단순히 행사 중 언급된 기업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일제히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2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전략적 제휴 체결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2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전략적 제휴 체결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오픈AI는 7일(현지시각) 연례 개발자 행사를 열고 새로운 파트너십과 기능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행사 중 발표자들이 이름을 언급한 기업들은 그 즉시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대표적으로 피그마(Figma)가 7.4% 상승했고, 허브스팟(HubSpot)은 2.6%,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2.3% 올랐다.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Expedia)와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역시 한때 7% 이상 상승했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장난감 제조사 마텔(Mattel)도 6% 가까이 뛰었으나 장 마감 땐 보합으로 돌아섰다.

이 기업들은 모두 오픈AI의 챗GPT에 통합되는 파트너 앱으로 소개됐다. 단순한 협업 수준임에도 이날 AMD와의 전략적 제휴가 공개되면서 시장은 오픈AI와의 연결고리를 ‘주가 상승 신호’로 인식했다. AMD 주가는 이날 24%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630억달러(약 89조원) 증가했다.

시장의 반응은 과열 양상을 보였다. 미국 테미스 트레이딩(Themis Trading)의 파트너 조 살루치(Joe Saluzzi)는 “지금은 오픈AI 관련주라면 기본적 가치 분석은 무시되고 무조건 오른다”며 “완전한 모멘텀 장세”라고 평가했다.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라나(Anurag Rana)는 긍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그는 “오픈AI와의 협업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활용 사례를 보여주고, 관련 기업들이 신규 사용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런 파트너십 확대는 오히려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현상이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GTC 콘퍼런스에서 언급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뛰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황 CEO는 시놉시스(Synopsys),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 앤시스(Ansys) 등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기반 프로세서를 활용해 제품에 AI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세 기업의 주가가 모두 급등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주가 급등 현상’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건 이상한 새 현상이다. 우리도 이런 세상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솔직히 좀 낯설다”고 답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