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창업주의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출발한 한진그룹은 이제 다가올 100년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하겠다.”

한진그룹은 창립 80주년을 맞아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념식 매체 설명회를 열고 IT,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래 전략 ‘비전 2045’를 밝혔다. 오는 2045년은 한진그룹 100주년이 되는 해로 100년 기업을 향한 전략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의 신규 CI를 공개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조현민 한진 사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식 매체 설명회에 참석해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이성은 기자
조현민 한진 사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식 매체 설명회에 참석해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이성은 기자

이날 미래 전략 발표를 맡은 조현민 한진 사장은 “한진그룹의 지난 80년은 도전과 혁신의 역사였다”며 “수송보국(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 경영이념을 미래에도 계승·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Moving the world to a better future’(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를 제시했다. 한진그룹의 혁신 비전의 중심에는 AI, IT 등 디지털 전환이 있었다.

한진그룹은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해 7가지 미래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 전략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 ▲AI 기반 물류 기술 혁신 선도 ▲지속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IT 역량, 첨단 AI 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 ▲항공·물류의 유기적 연계·활용한 관광·호텔·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부가가치 창출 ▲인재·물류 전문가 양성을 위한 투자 지원 확대 ▲공유가치창출(CSV) 및 사회공헌 활동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 등이다.

조 사장은 종합 모빌리티 기업 도약에 대해 “이제 한 가족이 된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할 것이다”며 “운송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통합 대한항공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의 편의를 향상시키며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을 추구하고 국가, 산업,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항공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물류 기술 혁신 선도 전략에 대해선 “AI 기반의 초자율 물류 기술 체계인 하이퍼 오토노머스 로지테크(Hyper-Autonomous Logi-Tech)를 통해 물류 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며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 물류, 초연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글로불 물류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과 관련해선 “유인 우주 탐사, 위성 물류, 우주 운송 산업까지 다가오는 우주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며 “물류 분야에서 오래되거나 방치된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우주에 사람을 보내는 것보다 물류가 먼저 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한진그룹은 항공과 물류에 특화된 토털 스마트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통신 IT 역량을 가졌다”며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수송물류 경험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부가가치 창출에 대해선 관광, 호텔,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에서 한진그룹의 가치 향상을 강조하면서 “고객의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여행 가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행업과 관련해 “단순한 숙박을 넘어 웰니스(Wellness)와 친환경 스마트 서비스를 결합한 차세대 스마트 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인재 양성과 관련해선 “조양호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항공대학교, 인하대학교의 교육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일우장학 사업을 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 및 물류 전문가 양성에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ESG경영 확대에 대해 “고효율 연료의 신형 항공기 도입, 지속가능 항공유(SAF) 사용 확대, 전기·수소차 등을 활용한 탄소배출 절감 등 환경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며 “동시에 사회공헌과 가치창출을 위한 노력도 지속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진그룹이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 매체 설명회를 통해 신규 CI를 공개했다. / 이성은 기자
한진그룹이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 매체 설명회를 통해 신규 CI를 공개했다. / 이성은 기자

한진그룹은 이날 신규 CI도 공개했다. 신규 CI는 기존 ‘H’마크를 재해석해 최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추구하는 절제된 분위기를 차용하면서도 한진그룹의 고유 정체성을 담아냈다. 전반적 디자인은 단선으로 구현해 간결하고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H’를 표현한 부드러운 상승 곡선은 유연성과 역동성을, 이를 둘러싼 개방된 원형 디자인은 글로벌 시장을 향한 열린 태도와 협력을 담았다는 게 한진그룹의 설명이다.

조 사장은 신규 CI에 대해 “변화는 크지 않다”며 “기존 CI가 조중훈 선대 회장님이 직접 디자인한 로고이기 때문에 기존 ‘H’를 유지하면서 좀더 현대적인 느낌으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2045년 매출액 목표에 대해 현재의 2배 이상인 6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한진그룹은 2024년 기준 자산 58조원, 매출 31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류경표 부회장은 “최근 대한항공과 한진이 새로운 분야에 계속 진입하고 있고 해외 항공사 등 투자도 하고 있다“며 “2045년 매출을 더블업 해보겠다”고 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