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구글과 수백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맺었다. 구글의 AI 전용 칩인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최대 100만개를 확보해 차세대 ‘클로드’ 모델 학습에 투입할 계획이다.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구글과 수백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앤트로픽은 최대 100만개의 구글 TPU를 확보하고 이를 차세대 ‘클로드’ 모델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구글의 AI 전용 칩인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공급 계약이다. 앤트로픽은 내년부터 1기가와트(GW)가 넘는 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리소스를 차세대 클로드 학습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AI 산업 전반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엔비디아의 GPU가 여전히 업계 표준이지만, 높은 가격과 공급난으로 인해 대체 옵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구글 TPU는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주문형 반도체(ASIC)로, GPU보다 전력 소비가 적고 특정 연산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최신 7세대 ‘아이언우드’는 수냉식 구조를 채택했으며, AI 추론용으로 설계됐다.

TPU는 2015년 첫 출시 이후 구글 검색 서비스와 딥마인드 AI 연구에 활용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구글은 2018년부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외부 고객에게도 TPU를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TPU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다른 AI 스타트업과 신규 고객의 수요가 구글 클라우드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통해 구글은 수년간 이어온 칩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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