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업무 현장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AI 네이티브'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이와 동시에 AI에 대한 국민 인식은 이해 수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면서 새로운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 챗GPT
./ 챗GPT

AI 리터러시 기업 에이블런이 12일 발표한 직장인 230명 대상 생성형AI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99.1%가 AI를 활용해 문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분석 및 시각화'(83.9%), '이미지 생성 및 편집'(78.3%), '발표 자료 제작'(77%)은 물론, '영상 제작'(43.9%)과 '코딩'(37%) 같은 전문 영역까지 AI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업무에도 AI활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용 도구는 '챗GPT'(57.7%)가 가장 많았지만 '클로드'(30.3%), '퍼플렉시티'(22.7%), '제미나이'(16.8%) 등 다양한 AI를 병행 사용하는 '멀티툴 스택' 현상도 보편화됐다. 흥미로운 점은 직급별 활용도다. '부장 이상 임원급'의 AI 활용 적극성(54%)이 '사원-대리급'(39.5%)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 AI가 실무 보조 도구를 넘어 관리자의 전략적 의사결정 도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직장 내 AI 활용확산과 달리, 국민 전체의 AI 인식은 이해 수준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14일 발표한 '19세 이상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 이해도에 따라 기대감이 최대 2.5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59%가 AI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답해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지만, AI 이해도 상위 30%인 '고이해군'은 81.2%가 기대한다고 답한 반면, 하위 30%인 '저이해군'은 33.2%만이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려 비율도 극명했다. 저이해군의 24.1%가 AI를 우려한 반면, 고이해군은 6.1%에 그쳤다. AI를 모르면 두려워하고, 알면 기대하게 되는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

AI 시대에 중요 역량을 묻는 질문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윤리와 책임 의식'(54.1%)이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혔으나 고이해군은 '윤리와 책임 의식'(46.8%), '신기술 수용력'(44.6%), '창의적 사고력'(37.8%) 등을 고르게 선택했다. 반면 저이해군은 '윤리와 책임 의식'(63%)에 응답이 집중됐다.

한편 'AI 네이티브'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꼽은 핵심 역량은 달랐다. 'AI 활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소양'으로 'AI가 만든 결과물을 스스로 판단하고 다듬는 능력'(3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업무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응용력'(25.2%), '새로운 기술에 열린 자세'(25.2%)가 뒤를 이었다. 

황종성 NIA 원장은 "AI를 통해 변화될 세상은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현재이자 미래"라며 "국민들의 높은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인식조사와 정책 반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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