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성토냐 미래 먹거리 발굴이냐…전자·배터리 업계 주총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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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15 06:00
국내 주요 기업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삼성·SK·LG 등 전자·배터리 기업의 주총이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기업별 상황에 따라 주총이 경영진을 향한 주주들의 ‘성토의 장’이 되고, 사업 재편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표하는 ‘선언의 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6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총의 포문을 연다. 주총장이 주주들의 거센 성토의 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만 전자'를 외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한때 '6만 전자'로 주저앉을 정도로 맥을 못 추고 있고, 갤럭시 S22의 성능 제한 논란이 불거져서다.

2021년 3월 17일 당시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주총의 핵심 안건은 새 이사진 선임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 사장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주총에 앞서 최근 공시를 통해 경계현·박학규 후보에 대해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선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2021년 말 기준 8.69%다.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이사 선임이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찬성률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경영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갤럭시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 논란은 소액 주주들의 단체행동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갤럭시 GOS 집단소송이 추진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OS 기능과 관련한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최근 착수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스마트폰 과열을 막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나 화면 해상도를 고의로 낮추는 기능이다. 게임 등 특정 앱을 이용할 때 GOS를 강제 실행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새 경영진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한 소액 주주들의 인증 글이 속속 올라왔다. GOS 논란이 주총장으로 그대로 옮겨올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16일 삼성전자 주총장에서는 노태문 MX사업부장이 이와 관련한 해명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기준 7만200원에 머물고 있다. 올 초 대비 12% 이상 떨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내이사 선임 등 주총 안건 통과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삼성전자는 각종 논란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주주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주총에서 의장과 경영진들의 입장 발표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려있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DB
24일 주총을 개최하는 LG전자의 주요 의제는 사업 재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고, 최근 태양광 패널사업을 종료하면서 새 먹거리로 무엇을 낙점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를 추가한다. LG전자는 2021년에 블록체인 기술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대체불가토큰(NFT) 기술 등 관련 산업에 지속적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이외 ▲의료 기기 제작·판매업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인선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양광 사업까지 전격 중단함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가 완성될 것이다"라며 "올해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과 의료 기기 등을 추가하는 만큼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2위’ 이차전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23일 주총에서 ‘주가 부양책을 강구하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36만3500원으로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권봉석 LG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된다. 지주사에서 직접 LG에너지솔루션의 경영 현안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LG화학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에도 참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주총을 개최한다. 장동현 SK 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출하고, 김태진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박진희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주주총회소집 공시에서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Energy Solution Holdings Inc.)’의 증자 참여를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증자액은 479억원으로 2021년 당기순이익 대비 10% 수준이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는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이 주력 신사업인 이차전지를 넘어 신재생 에너지 부문으로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삼성SDI 연구소 전경 / 삼성SDI
17일 주총을 개최하는 삼성SDI는 최윤호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한다. 특히 배터리 업계의 주요 관심사인 ‘전고체 전지’에 대한 비전 발표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SDI는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연구소 내에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파일럿 라인은 6500㎡(2000평) 규모로 구축된다.

30일 주총을 여는 SK하이닉스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안전개발제조총괄),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사업총괄)의 사내이사 선임 안을 처리한다. 배당 확대 카드를 통해 주주달래기에도 나선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주당 배당금을 전년 1170원 대비 30% 이상 상향된 154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새로운 배당 정책을 적용하고, 기존 1000원이었던 주당 고정 배당금을 1200원으로 올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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