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는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수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이번 주 필사 고전으로는 ‘미국 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을 골랐습니다. 1876년에 발표한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과 더불어 미국 문학의 대표작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미국의 모든 현대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부터 나왔다. 그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 후로도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지요. 윤교찬 교수가 번역한 열린책들 출판본을 참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마크 트웨인(왼쪽)은 한국에서는 아동소설 작가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미국 풍자 문학, 나아가 미국 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의 다른 작품 《왕자와 거지》도 굉장히 노골적인 풍자를 담아냈으며, 《허클베리 핀의 모험》(오른쪽, 1884년 초판본 커버)에서 흑인인 짐(Jim)이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혁신적인 요소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인 조(Injun Joe)가 악역으로 나온 것을 두고 비난하는 분석도 있지만, 당시 시대적인 배경이나 한계를 무시한 과도한 비판이다. 마크 트웨인은 인종차별·제국주의·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강도높게 비판한, 시대적으로 선구자적인 사상을 가진 인물이다.
마크 트웨인(왼쪽)은 한국에서는 아동소설 작가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미국 풍자 문학, 나아가 미국 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의 다른 작품 《왕자와 거지》도 굉장히 노골적인 풍자를 담아냈으며, 《허클베리 핀의 모험》(오른쪽, 1884년 초판본 커버)에서 흑인인 짐(Jim)이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혁신적인 요소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인 조(Injun Joe)가 악역으로 나온 것을 두고 비난하는 분석도 있지만, 당시 시대적인 배경이나 한계를 무시한 과도한 비판이다. 마크 트웨인은 인종차별·제국주의·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강도높게 비판한, 시대적으로 선구자적인 사상을 가진 인물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① (글자수 804, 공백 제외 590)

이제 날이 어두워졌다. 나는 강둑 아래로 늘어져 있는 버드나무 밑에 카누를 내려놓고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카누를 버드나무에 묶어 놓고는 먹을 것을 한입 물었다. 그리고 카누에 누워서 담배를 물고는 혼잣말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중얼댔다.

아마도 사람들은 돌을 채운 포대 흔적을 따라 강변으로 와서 내 시신을 찾으려 할 것이고, 호수로 나 있는 옥수수 흔적을 따라가 그곳에서 흐르는 도랑을 뒤져 나를 죽이고 물건들을 훔쳐 간 강도를 찾게 될 거야. 시신을 찾으려고 강을 수색하다가 지치게 되고, 그러면 결국 수색 작업을 포기하게 되겠지. 좋았어, 그렇다면 나는 카누를 타고 가다가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리면 되는 거야.

잭슨 섬이 좋을 것 같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 섬을 잘 알 뿐 아니라, 아무도 오지 않는 섬이었다. 밤에는 카누를 저어 마을로 가 숨어 돌아다니다가 원하는 것을 집어 오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잭슨 섬은 정말 안성맞춤이었다.

너무 지친 나머지 나는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났을 때 잠시 여기가 어딘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일어나서는 겁을 먹고 사방을 살피다가, 이내 기억이 되살아났다. 강은 한없이 넓어 보였다. 달이 너무 밝아 멀리 검고 조용히 떠다니는 통나무를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쥐 죽은 듯이 조용하고 시간도 꽤 된 것 같았다.

(중략)

얼마 안 돼서 섬에 도착했다. 물살이 센 섬 머리를 빨리 지나, 잔잔한 곳으로 카누를 몰아 일리노이 주 쪽 섬 기슭에 내렸다. 이전부터 알고 있던 기슭의 움푹 들어간 곳에 카누를 정박시켰다. 버드나무 가지를 헤치고 카누를 집어넣은 후, 밖에서 안 보이게 배를 붙들어 맸다.


매일 아침, 하루천자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하루천자 캠페인은?

IT조선은 (사)한국IT기자클럽, (주)네오랩컨버전스, (주)비마인드풀, (주)로완, 역사책방, 기억의책 꿈틀과 함께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하루천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매일 천자 분량의 필사거리를 보면서 노트에 필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두뇌운동! 내가 쓴 하루천자 기록에 남기는 방법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