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하면 4인 가구 기준 연간 14만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어컨과 정수기, 의류건조기 등의 가전제품에서 절감 효과가 컸다.

11종의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등급별 전력 사용량 차이를 나타내는 표 / 한국소비자원
11종의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등급별 전력 사용량 차이를 나타내는 표 /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대상인 가전제품 11종의 에너지 사용량을 조사, 분석한 결과 더 나은 등급의 제품을 사용하면 연간 14만9000원의 전기 요금을 아낄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냉장고 ▲김치냉장고 ▲일반세탁기 ▲에어컨 ▲제습기 ▲정수기 ▲공기청정기 ▲전기밥솥 ▲진공청소기 ▲TV ▲의류건조기 등 11종의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차상위 등급 제품과 한 단계 위인 최고 등급 제품 간 에너지 사용량을 살핀 결과 최고 등급 제품으로 교체하면 연간 21%가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구당 연간 약 700킬로와트시(kWh), 월간 평균 58kWh를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며 "에너지 비용 측면에서는 월평균 335kWh의 전력량을 사용하는 가구를 기준으로 연간 약 14만9000원의 비용 절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량은 351.4kWh다.

특히 에어컨과 의류건조기, 제습기, 냉장고 제품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컸다. 에어컨은 차상위 등급에서 최고 등급으로 제품을 교체하면 연간 소비 전력을 227kWh 절감할 수 있었다. 11종의 가전제품 중 가장 높은 지표다. 뒤로는 냉온수 정수기(163.7kWh), 의류건조기(108.9kWh)와 제습기(44.8kWh), 냉장고(43.8kWh) 순으로 전력 절감 효과가 컸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전체 2000만 가구가 보유한 가전제품 11종을 한 등급 높은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연간 에너지 절감 규모가 832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4인 구성의 197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화력발전소 2~3기의 1년 발전량과도 맞먹는다. 8320GWh를 감축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536킬로톤(kt) 낮아진다.

한국소비자원은 "향후에도 고효율 가전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하고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