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021년 배터리 부문 매출이 3조원 중반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3조원대 중반 매출은 2020년 매출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글로벌 완성차들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에 대해선 위기보다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 간 협력이 가속화 될 기회로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13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1년 처음 양산에 들어가는 공장이 가동되고, 2022년 양산을 준비하는 공장 등으로 비용 증가가 있었다"며 "올해 매출은 2020년의 두 배가 훨씬 넘는 3조원 중반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조감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조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영업이익률은 2023년 한 자릿 수 중반 수준을 기록하고, 2025년 한 자릿 수 후반 이상의 이익 실현을 예상했다.

수주잔고는 매출액으로 환산해 80조원쯤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글로벌 OEM과 논의 중이던 추가 수주도 가까운 시일 내 가시화 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을 125기가와트시(GWh)+알파로 표기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증설 중인 공장 외 추가 증설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라며 "투자 의사 결정이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125GWh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국가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라며 "증설 방식도 100% 자체 투자 또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JV 등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들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과 관련해선 배터리 회사의 위기로 보는 시각 보다 사업적 기회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대부분 OEM들이 자체 배터리 기술로 생산을 시작하기보다는 역량있는 배터리 회사들과 협력을 우선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며 "OEM과 이런 협력이 구체화되면 안정적 판매처 확보와 다양한 배터리 생태계 협력 등 여러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여러 OEM으로부터 다양한 협력 제안 받았으며, 이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기술 개발 로드맵과 관련해 안전하고 빠르고 오래가는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NCM9½½(NCM구반반) 기술 적용 배터리는 2022년 포드에 공급할 예정이다.

코발트 비중을 낮추면서 니켈 비중을 높여 1회 충전으로 70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기술은 2023년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 美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美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제 회복과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원소재 가격 상승이 있었다"면서도 "최근 인도네시아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고, 원소재 업체와 중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 수급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금 총 2조원 중 1조원은 이번 분기에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양사가 합의한 내용과 관련된 공시에 따라 합의금 총 2조원 중, 2021년과 2022년에 각 5000억원씩 지급할 일시금 1조원은 현재 가치를 반영해 9763억원으로 이번 분기 영업외손실로 반영 했다"며 "2023년 이후 매출액에 연동해 지급할 현재 기준 1조원은 각 지급 시점에 매출 원가로 반영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분리막 베이징 1공장은 가동을 개시했다.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데 9~10개월쯤 걸리며 2021년 기준 분리막 판매량은 2020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 지분 매각에 대해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SK종합화학 등도 지분매각을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상승 및 석유 화학 제품가격 상승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5025억3900만원을 달성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다. 매출은 16.36% 줄어든 9조2398억원, 당기순손실은 3681억1400만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따른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석유화학 등 주력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신성장 사업인 배터리 및 소재사업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전면적, 근본적 혁신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