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덜란드에 반도체 핵심장비 中 판매금지 압박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7.18 09:55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에 핵심 장비를 팔지 말라고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압력으로 자국 기업 ASML이 만든 첨단 노광장비의 대(對)중국 수출 허가를 보류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선일보 DB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실리콘 웨이퍼에 EUV를 이용해 5나노미터(㎚)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수 있는 세계 유일 반도체 생산장비다. 한대 20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TSMC, 인텔, 애플 등 세계 반도체 회사들은 ASML의 EUV 노광장비 확보전에 나서는 중이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제조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 장비 수입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방해로 아직 손에 넣지 못한 상태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에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들어 대중 수출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의 카운터파트와 통화해 두 나라의 ‘선진 기술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이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에도 찰스 쿠퍼먼 국가안보부보좌관이 네덜란드 외교관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좋은 동맹은 이런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는다"며 수출 제한을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네덜란드에 대한 수출 금지 협박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서방 동맹들을 규합해 대중 수출 제한에 대해서만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더라도 ASML의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수출 제한은 미중 기술 냉전에서 중국 측에 치명적 타격이 될 수 있다.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수출 규제가) 남용될 경우 중기적으로 혁신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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