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할당 연기 가능성 증폭에 속끓는 LGU+

김평화 기자
입력 2022.01.28 06:00
정부는 2월 5세대(5G) 이동통신용로 3.5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 폭의 주파수를 할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를 위한 특혜 할당이라는 불만이 증폭하며 할당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 LG유플러스가 사용중인 5G 주파수 바로 옆 대역이라 SK텔레콤과 KT가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차라리 정부가 추가로 40㎒ 폭의 3.7㎓ 대역 추가 주파수를 경매에 내놓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자간 갈등을 없애려면 동등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 요구를 수용하면 주파수 경매와 관련한 규칙과 주파수 할당 대가 등 세부 내용을 검토해야 하는 만큼 주파수 할당 시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

반면, 분쟁의 중심에 선 LG유플러스는 차라리 주파수 경매를 두번 하자는 입장이다. 3.5㎓ 대역 경매를 먼저한 후 후속으로 3.7㎓ 경매를 하자는 것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신년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KT 추가 할당 요청에 임 장관 "연구반, 토론회 거쳐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7일 오전 세종시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과기정통부 출입기자와 만나 새해 과기정통부 주요 사업 계획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최근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에 40㎒ 폭의 3.5㎓ 대역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과기정통부가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정한 자리인 만큼 업계 관심이 쏠렸다.

임 장관은 이 자리에서 40㎒ 폭 주파수 추가 할당 건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을 더했다.

임 장관은 "연구반을 구성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공개 토론회를 거쳐야 한다"며 "조속히 수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 요청 건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에 LG유플러스가 요청한 주파수 할당 건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두고 이통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애초에 SK텔레콤이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청하는 배경에 LG유플러스 주파수 할당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요청한 주파수(3.4G~3.42㎓ 대역) 추가 할당 요청을 과기정통부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자 KT와 반발했다. 과기정통부가 이통 3사에 모두 할당 기회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상 LG유플러스를 위한 할당 계획이라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업계 반발에도 과기정통부가 경매 진행 의지를 보이자 주파수 추가 할당 요청이라는 강수를 뒀다. 20㎒ 폭 두 개 대역(3.7G~3.74㎓)의 주파수를 더해 경매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모두가 5G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아야 공정하다며 이같은 행보를 보였다.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 요청으로 1월 발표한 5G 주파수 추가 할당 관련 경매 방식 인포그래픽 / 과기정통부
주파수 할당 연기 가능성에 속 끓는 LGU+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주파수 할당 요청 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진행하겠다고 밝힌 20㎒ 폭 5G 주파수 할당 절차를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이달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한 후 2월에 할당 신청 접수와 경매를 모두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장관은 "SK텔레콤에서 40㎒ 폭 주파수를 요청한 데다 이해관계자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다음 달 공고가 나올지는 검토 중이다"며 "소비자 편익 증진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부분이 조화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과기정통부 발표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통해 "2018년 경매에서 유보된 5G 주파수 추가 할당이 전파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조속히 마무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의 일정 연기 가능성을 두고 에둘러 반박한 셈이다.

또 SK텔레콤이 주파수 동시 경매를 주장한 것을 두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경쟁사(SK텔레콤)가 추가 할당을 제기한 40㎒ 폭 주파수는 즉시 사용 가능한 20㎒ 폭과는 달리 혼·간섭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 사안은 별도의 검토 절차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가 요청한 3.4G~3.42㎓ 대역은 2018년 당시 군사 시설과의 주파수 간섭 우려가 있었지만 이후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SK텔레콤이 요청한 3.7G~3.74㎓ 대역은 위성, 전파고도계 간섭 우려가 있어 결이 다른 만큼 이번 할당과 별개로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정부는 SK텔레콤이 요청한 주파수 대역의 전파 간섭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위성 수신 관련 간섭 우려를 테스트한다.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쓰이는 장치인 전파고도계 주파수와 인접해 있는 만큼 관련한 간섭 우려도 살펴 할당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간섭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만큼 할당 요청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가 2021년 주파수 간섭 이슈를 클리어링(해소)하겠다고 했으니 그에 따라 이번에 40㎒ 폭 주파수를 달라고 했다"며 "클리어링 문제는 정부가 판단할 문제다"고 선을 그었다.

이통 3사별 주파수 이용 현황표 / 과기정통부
SKT 요청 대역 변수는 전파고도계 간섭 여부…검토 기간은 5개월 플러스알파?

과기정통부는 3.7㎓ 이상 대역의 주파수 간섭 우려를 해소하는 클리어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3.42G~3.7㎓ 대역 할당을 마친 데 이어 추가로 5G 주파수를 확보 중이다. SK텔레콤 요청 대역인 3.7G~3.74㎓는 위성 수신을 받는 클린존(위성 수신 보호 지역)을 제외하고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1년까지 클린존 협의를 한 만큼 해당 대역은 (활용 가능한 대역으로) 확보했다고 본다"며 "다만 준비가 됐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미국에서 최근 논란이 된 전파고도계와 같은 대역이다 보니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AT&T, 버라이즌 등 현지 이통사가 C밴드(3.7G~3.98㎓ 대역)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을 두고 논란을 빚었다. 항공 업계는 비행기 이착륙 과정에서 필요한 전파 고도계의 주파수(4.2G~4.4㎓ 대역)와 C밴드가 인접해 있다며 C밴드 도입을 반대했다. 주파수 간섭에 고도계가 오작동할 수 있다는 이유다. 결국 미국 이통 업계는 현지 공항 인접 지역을 제외한 채 C밴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요청한 주파수 할당 검토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할당을 결정할지, 한다면 LG유플러스 요청 대역 할당과 함께 진행할지도 향후 진행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해관계자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2월에 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를 만나겠다"며 "정책 협조를 구하면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는 LG유플러스 요청 대역의 경우 2021년 7월 LG유플러스 요청 이후 5개월의 검토 기간이 걸린 만큼 SK텔레콤 요청 대역도 유사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LG유플러스 요청 대역이 SK텔레콤 요청 대역과 함께 할당된다면 그만큼 경매가 지연되는 셈이다.

물론 상당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과기정통부가 할당을 나눠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 할당 요청 시점과 SK텔레콤 요청 시점에 시차가 있기에 과기정통부가 같이 검토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일단은 진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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