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은하선풍 브라이거(銀河旋風ブライガー)’는 한때 애니메이션 제작사였던 국제영화사가 기획하고 마징가Z 등 다수의 유명작을 배출한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국제영화사는 현재 판권관리회사로 변모했지만 브라이거를 필두로 한 ‘J9 삼부작'은 아직도 많은 SF로봇 애니 팬들 사이에 기억되고 있다.
은하선풍 브라이거 오프닝 영상 / 유튜브
1988년 출간된 ‘1980년대 애니대전(アニメ大全)’에 따르면 브라이거는 여성 시청자가 전체의 90%를 차지할만큼 여성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주인공 캐릭터가 미남미녀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잡지 아니메쥬 기사에 따르면 J9시리즈 캐릭터 디자인은 ‘루팡3세'시리즈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인공 스나이퍼 ‘킷드’는 루팡3세를, 여주인공 ‘마치코’는 미네 후지코를, 카 레이서 출신 ‘보위’는 지겐 다이스케를, J9리더인 ‘아이작'은 고에몽을 모티브로 캐릭터가 디자인 됐다.
브라이거 캐릭터 디자이너는 코마쯔바라 카즈오(小松原一男)다. 그는 생전 ‘데빌맨', ‘큐티하니', ‘겟타로보', ‘그렌다이저', ‘캡틴하록' 등 명작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그려냈다.
요츠지 타카오(四辻たかお) 감독은 브라이거 종영을 앞두고 애니 전문 매체를 통해 극장판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 상황 속에서 운석군 아스테로이드벨트 환락가에서 4명의 젊은 주인공이 우주 해결사 ‘코즈모레이저 J9’을 결성한다. J9은 거대 슈퍼로봇 ‘브라이거'를 몰고 높은 보수를 받는 대신 법 위에 군림하는 악당들을 하나하나 처치해 간다. J9은 범죄 조직 ‘누비스 커넥션'의 젊은 수령 카멘카멘과 맞서게 된다. 카멘은 우주를 자기 손에 넣기 위해 목성을 파괴해 대량의 혹성을 창조하는 ‘대 아툼 계획'을 실행한다.
브라이거는 작품 속 이론인 ‘싱크로 원리'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슈퍼카 브라이선더가 물질증대 프라즈마 시스템에 의해 변신하고 거대화돼 우주선 브라이스타가 된다. 브라이스타는 또 다시 3단 변신이 가능한 슈퍼로봇 브라이거로 거듭난다.
600년뒤 태양계를 무대로 한 ‘은하열풍 바쿠싱가'
브라이거의 후속작인 1982년작 ‘은하열풍 바쿠싱가(銀河烈風バクシンガー)’는 전작으로부터 600년뒤의 세상을 무대로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켰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일본 막말시대 동란기를 바탕으로 SF스토리로 재구성했다.
은하열풍 바쿠싱가 오프닝 영상 / 유튜브
J9시리즈 최종작 ‘은하질풍 사스라이가'
J9 삼부작 마지막 작품인 1983년작 ‘은하질풍 사스라이가(銀河疾風サスライガー)'는 프랑스 SF소설가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구성됐다. 1920년대 미국 금주법 시대를 그린 할리우드 ‘갱' 영화를 모티브로 제작돼, 앞서 등장한 브라이거와 바쿠싱가와 달리 성인향 분위기와 연출이 특징이다.
은하질풍 사스라이가 오프닝 영상 / 유튜브
환락혹성 J9랜드에서 카지노로 큰 돈을 번 주인공 부르스는 카지노 지배인이자 블러디 신디게이트 보스로 부터 신태양계 주요혹성 50개를 1년 이내에 모두 방문한다는 내용의 내기 제안을 받게된다. 부르스는 전재산을 걸고 이를 수락한다.
주인공 부르스와 동료들은 ‘더블 제이나인(JJ9)’이란 팀 명을 앞세워 신디게이트의 온갖 방해와 결투를 맞서가며 신태양계 모험에 나선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