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 좌초 위기

입력 2021.08.26 06:00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시는 계속된 법적 논란에도 공공 와이파이 사업 의지를 밝혔지만,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며 사업 추진의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의 연속성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이 늘지만, 서울시는 공익 사업인 만큼 법률 제·개정 노력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까치온 안내 이미지 / 서울시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시, 올해 공공 와이파이 구축 목표 달성 못 한다

25일 서울시와 통신장비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은 어려움이 크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총 1만8450대의 공공 와이파이를 서울 전역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목표 달성이 요원하다.

서울시는 2020년 11월 성동구와 강서구, 은평구, 도봉구, 구로구 등 5개 지역에서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까치온) 사업을 시작했다. 까치온은 서울시가 2019년 발표한 스마트서울 네트워크(에스넷) 추진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서울시 행정용 자가망인 에스넷을 토대로 시 전역에 공공 와이파이 1만1030대와 공공 사물인터넷(IoT)망 1000대를 설치해 스마트 도시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서울시는 이같은 계획을 실현하고자 연도별로 순차적으로 확대할 공공 와이파이용 액세스포인트(AO) 구축 목표치를 내놨다. 기존 7420대였던 공공 와이파이 AP에 더해 2020년 1780대, 2021년 6790대, 2022년 2460대 씩을 추가하는 등 총 1만1030대로 늘린다. 전체 공공 와이파이 AP 수는 1만8450대다.

하지만 IT조선 확인 결과 서울시의 올해 목표치는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시에 구축된 고정형 와이파이 수는 총 1만3535개다. 서울시가 올해 총 구축량으로 내세운 1만5990대보다 2455대가 부족하다. 연말까지 이를 채우긴 힘들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팀 관계자는 "(1차 사업) 평가가 늦어지면서 2차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년도에는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1차 사업인 2020년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 결과를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사업 성과를 토대로 올해 진행하는 2차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1차 사업 평가가 끝났어야 하지만, 평가가 지연되면서 2차 사업 역시 미뤄진 상황이다.

서울 구로구에 까치온이 설치된 모습 / 서울시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사업 평가 늦어지며 올해 공공 와이파이 사업도 ‘지각’

서울시는 1차 사업 평가가 늦어진 배경으로 법적 이슈를 짚었다. 서울시는 2020년 까치온 시범 사업 시행을 앞두고 불거진 위법 논란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가 자가망을 활용해 공공 와이파이 운영에 나서면서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정부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에 근거해 서울시가 자가망을 내부 인프라 운영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봤다. 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는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가 해당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영하는 것을 금지한다.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자가망으로 공공 와이파이를 운영하는 것은 통신 매개 행위로 위법에 속한다.

당시 서울시와 과기정통부는 갈등 끝에 위법 소지를 해결하고자 스마트 도시 전략을 세우는 비영리 법인인 서울디지털재단에 사업을 위탁하기로 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 지위를 확보해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과기정통부가 시정명령을 통해 제시한 까치온 위탁 기한은 3월이지만, 서울시가 한 차례 연기를 요청하면서 10월 15일로 늦춰졌다.

서울시는 시정 기한에 맞춰 사업 위탁을 위한 실무 검토를 마친 상황이다. 다만 까치온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사업 위탁보다 지자체 공공 와이파이 운영의 위법 요소를 제거하는 법률 제·개정이 근본 대안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시정 기한 전까지 법률 제·개정을 위한 작업에 나서면서 1차 사업 평가와 2차 사업 발표도 늦어졌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팀 관계자는 "서울디지털재단에 (까치온 사업을) 이관하더라도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거나 공공 와이파이법을 제정하면 사업을 다시 서울시로 가져와야 한다"며 "법률 제·개정을 먼저 추진하면서 동시에 재단 이관에 필요한 것들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단계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제·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시간 안에 현실적인 안을 내놓고자 과기정통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까치온 형상 이미지 / 서울시 까치온 블로그 갈무리
서울시, 법률 제·개정으로 까치온 사업 타개 모색하지만…국회 통과는 ‘미지수’

서울시 바람과 달리 10월 안에 관련 법률 제·개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상태다. 여야가 2022년 진행되는 대선전에 돌입한 점 역시 법률 제·개정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의 까치온 사업이 이대로 동력을 잃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표한다.

통신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2차 사업 계획이 뜨면 입찰에 참여해볼까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서울시에서 이렇다 할 사업 추진을 하고 있지 않다"며 "까치온이 전임 시장(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 사업인 데다 내년도 대선도 있어 사업이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공익 목적의 사업인 만큼 정권 교체와 별개로 사업 연속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팀 관계자는 "공익 사업이기에 법적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1차 사업 평가에 따라 기존 사업 계획을 그대로 가져가든, 혹은 변경하든 2차 사업 계획을 9월 초에는 내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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