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신차 출고 기간이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업계가 신차 할인 혜택을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인기 차종의 경우 출고까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가 고객 계약정보에 근거해 국산차 출고시기를 분석한 결과,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30개 모델은 4종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대기기간이 더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들 모델의 평균 대기기간은 4주~11개월이었으나 올해에는 2개월~30개월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인기모델이나 하이브리드의 경우 출고 지연이 더욱 심화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현대차 ‘그랜저’, ‘아반떼’는 각각 7개월, 10개월 대기해야 한다. 기아 ‘K5’, ‘K8’은 8개월, 4개월 기다려야 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12개월, 24개월 대기해야 하며 ‘K5 하이브리드’도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 ‘G80’은 10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며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1년 이상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업계는 신차 할인 혜택을 줄이고 있다. 현대차는 10월 아이오닉5 장기 대기고객이 차종을 ‘넥쏘’로 바꿔 출고할 경우 100만원을 할인한다고 밝혔다.
9월에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코나’, ‘투싼’ 등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 출고할 경우 3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했으나 이달에는 없앤 것이다.
10년 이상 노후차 폐차 후 신차로 ‘쏘나타’를 구매할 경우 30만원 할인을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그랜저’와 ‘싼타페’를 구입할 경우 할인혜택을 제공했었다.
기아는 전달에 이어 10월에도 ‘봉고 LPG’를 구매할 경우에만 20만원을 할인해준다.
타 완성차업체도 신차 구매 할인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의 경우 집중호우 피해자 또는 배우자에게 20만원 특별 할인을 적용하는 것 외 별도의 할인 혜택을 운영하지 않는다.
쌍용차 역시 개인사업자 및 법인사업자, 노란 우산 공제회 회원, ‘무쏘 스포츠’ 및 ‘액티언 스포츠’ 등 스포츠 모델 구매 이력 및 보유 고객, 7년 이상 노후차량 보유 고객 등에게만 각각 2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콤보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50만원을, ‘타호’는 콤보 프로그램 300만원 현금 지원 또는 3.9% 할부 프로그램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7년 이상 노후 차량 보유 고객이 신차를 구매할 경우 스파크는 20만원, ‘말리부’, ‘트레일블레이저’,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 ‘타호’는 30만원을 할인해 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출고 지연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할인 등을 통해 고객을 유도하는 할인 등의 마케팅 전략이 의미가 없게 됐다"며 "신차가 부족한데 굳이 할인 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고객들의 요구도 과거와 달라졌다"며 "할인, 혜택, 서비스 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빨리 차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