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베닝크 ASML CEO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필수적인만큼 장비 공급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ASML의 ‘화성 뉴캠퍼스’ 기공식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피터베닝크 CEO가 발언하는 모습. / ASML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ASML의 ‘화성 뉴캠퍼스’ 기공식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피터베닝크 CEO가 발언하는 모습. / ASML
베닝크 CEO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ASML의 '화성 뉴캠퍼스' 기공식 관련 기자간담회 이후 16일 이 회장과 회동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항상 고객을 만난다. 정상적으로 서로 볼 것이다"라고 답했다.

베닝크 CEO와 이 회장은 평소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과 올해 6월 등 유럽 출장 때마다 ASML 본사를 차장 베닝크 CEO와 반도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베닝크 CEO는 이 회장과 만나면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묻는 질문에 "사업이나 사업환경에 대해 광범위하게 대화한다"며 "수년동안 인연을 쌓아와서 개인적인 대화도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16일 베닝크 CEO와 이 회장이 만나면 5개월만의 재회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비롯해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High)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장비 확보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EUV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을 위해선 EUV 노광장비가 꼭 필요하지만, ASML의 EUV 장비 출하량은 연간 40대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베닝크 CEO는 ASML의 장비 수급 상황과 관련해 "내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장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긴 어렵다"며 "장비 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경기 침체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ASML은 EUV 노광장비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연간 90대, 하이 NA EUV 장비는 2028년 20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베닝크 CEO는 하이 NA EUV 장비의 본격적인 양산 시점에 대해 "2024년 출하 예정이다"라며 "대량생산은 2026~2027년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 가격은 3억유로(4000억원) 쯤이다"고 덧붙였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