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라는 서비스는 결국 글로벌 경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봅니다. 소비자는 가장 좋은 서비스를 쓰기 마련입니다.”(서광규 상명대학교 교수)
27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 오키드룸에서 ‘AI&CLOUD 2024’ 콘퍼런스에서는 산업계·공공·법조계 전문가가 참여해 ‘클라우드와 AI 발전 규제 혁신과 대응 방안’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AI와 클라우드 산업이 글로벌에서 경쟁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좌장을 맡은 서광규 상명대 교수는 “AI는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 중 하나로 규제와 정책이 나왔을 때 그 사업 기회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세계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각국 정부의 규제와 정책에 맞춰 사업을 잘 만들지 않으면 어긋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 “기회를 위해 기술 조합하는 시대”
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는 최근 AI 열풍을 두고 기회가 계속 발생하는 시기라고 봤다. 그는 “지금은 기회를 찾기 위해 기술을 조합하는 시대여서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라며 “B2C는 상상력 싸움을 통해 이목을 끄는 서비스를 내는 경쟁이고 B2B와 B2G는 얼마나 AI 신뢰성을 확보하느냐를 통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나라는 아직 규제로 인한 불편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정부가 AI 관련 규제나 가이드라인 등 많은 부분에서 빠르게 대응하며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주 NIA 본부장 “클라우드 신질서 논의 필요”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본부장은 이제 막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 수립을 논의하는 단계여서 AI나 클라우드 관련 정책 방향이 확정된 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미래에 신기술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미국 국방부처럼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정부부처·공공기관은 미래를 먼저 생각하고 현재 제도를 미래 실현을 위해 개선하는 방식의 정책 역설계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김은주 본부장은 “기존 시스템(레거시)를 중심으로 신기술을 논의하면 기존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며 “클라우드 신질서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 비전을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질서가 필요한지, 어떤 육성 정책이 필요한지 과감하게 역설계하는 방향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유경 변호사 “법 없어 무방비한 상태”
서유경 법률사무소 아티스 대표변호사·변리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무방비하다고 봤다. AI·클라우드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한국의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데 국내는 아직 법령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아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면서 국내법을 지키려 하더라도 법이 없어 영업비밀로 숨겨온 기술과 데이터 같은 것들이 유럽에 가면 다 유럽연합(EU) 법에 따라 공개돼 버리는 상황이 생긴다는 말이다.
서유경 변호사는 “우리나라 기술이 만약 유럽에 진출해 공개되면 유럽에서 그걸 보고 따라할 수 있고 우리 기업은 금지조치 같은 걸 시도한다”며 “그런 금지조치를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지 보면 현재 상태로는 조금 무방비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이처럼 모든 데이터를 무방비하게 공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방지하려면 다양한 세그먼트(분절)를 나눠야 한다고 봤다. 그는 또 만약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보험을 어떻게 들어둘 것인가에 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