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스포츠로 대박을 치자 통신업계도 이에 편승해 스포츠 활용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 나아가 엔터테인먼트까지 발을 넓히며 콘텐츠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하이지음스튜디오 등과 합작 제작할 예정인 K-로봇 실사판 드라마 'K-TRON(가제)' 포스터.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하이지음스튜디오 등과 합작 제작할 예정인 K-로봇 실사판 드라마 'K-TRON(가제)' 포스터. / LG유플러스

30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티빙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역대 최대인 74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574만명)보다 약 200만명 늘어난 수치다. 쿠팡플레이는 MAU가 663만명으로 지난해 6월 531만명보다 130만명 늘었다.

반면 업계 1위 넷플릭스의 MAU는 1096만명으로 지난해 6월(1274만명)보다 180만명 가까이 떨어졌다.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MAU가 늘어난 요인으로는 단연 스포츠 콘텐츠가 꼽힌다. 양사는 OTT 업계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스포츠 콘텐츠를 활용해왔다.

티빙은 올해 프로야구 모바일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고 쿠팡플레이는 K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중계권을 비롯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등을 이어가며 스포츠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포츠는 영화·드라마 등에 비해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은 장점이 있다. 또 한 해 동안 긴 시즌을 소화하는 스포츠 특성상 보통 시청자들은 한번 진입한 플랫폼에 장기간 머무는 게 일반적이다. 

통신사가 스포츠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인 배경이다. 특히 통신사는 스포츠 콘텐츠에 AI까지 접목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7월 24일 국내 500만 스포츠인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스포츠 미디어 플랫폼 사업' 투자에 나섰다. 스카이라이프가 주목하는 'AI 스포츠'는 중계 사각지대인 아마추어 스포츠를 대상으로 AI 무인 카메라를 활용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산하고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앱 기반으로 유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스카이라이프는 호각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AI 스포츠 사업에 진출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중계권이 없지만, 각각 에이닷과 스포키를 통해 스포츠 팬들과 적극 소통하며 스포츠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파리 올림픽 기간을 맞아 '에이닷' 내 AI 포토 서비스 등을 운영한다.

LG유플러스도 '스포키'에서 파리 올림픽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하이지음스튜디오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로봇 실사판 드라마 제작에 나선다.

앞으로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 X+U'를 활용해 지식재산권(IP) 공동기획 및 제작에 참여한다. 또 투자와 배급 등 전체 프로젝트를 이끄는 매니지먼트 역할도 담당한다. K-로봇 실사판 드라마 'K-TRON(가제)'은 2026년 글로벌 OTT 방영을 목표로 한다.

SK브로드밴드도 5월 '포켓몬스터'에 대한 열성팬 수요가 이어지자 인터넷TV(IPTV) 사업자 중 유일하게 전편을 UHD 고화질로 서비스했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움직임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키덜트 시장을 잡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5000억원에 불과하던 키덜트 시장 규모는 앞으로 최대 11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키덜트란 키드(kid·아이)와 어덜트(adult·어른)의 합성어로 피규어 등을 모으는 취미족 등을 일컫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중에서도 키덜트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있어 관심이 크다"며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이에 대한 수요를 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