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파산을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석하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조선DB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석하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조선DB

앞서 테라폼랩스는 지난 1월 미국 파산법 11장에 따라 델라웨어 파산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4월 소송을 심리한 배심원단은 테라폼랩스가 투자자 사기 혐의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브렌던 섀넌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 판사는 이날 테라폼랩스 파산 계획을 승인하면서 투자자 손실에 대한 추가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환영할만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테라폼랩스는 이번 파산으로 가상자산 구매자와 다른 투자자들에게 최소 1억8450만달러에서 최대 4억4220만달러(약 2450억원~588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022년 테라폼랩스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최소 400억달러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테라폼랩스는 지난 6월 손해배상액을 결정하는 2단계 이전 SEC와 44억7000만달러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당시 SEC는 테라폼랩스가 파산 청산의 일부로 손실 보상 청구를 먼저 해결한 뒤 벌금 등을 납부하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번 파산 계획 승인으로 SEC가 받을 벌금은 거의 남을 것이 없을 것이란 평가다. 테라폼랩스 측은 "현재 보상받을 자격이 있는 손실 전체 금액을 추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인 권도형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이후 미국 현지에 구금돼있다. 한국과 미국 사법당국 모두 몬테네그로 정부에 그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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