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목받고 있는 웹3.0 기반 탭투언(tap-to-earn)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가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중성으로 쉽게 많은 이용자수를 끌어들였지만, 게임 자체보다는 토큰 에어드랍에 집중한 만큼 장기적인 이용자 수를 유지할 수단이 없어 인기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텔레그램 기반 고양이 게임 캣티즌(Catizen)이 바이낸스에 상장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 플랫폼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캣티즌은 지난 7일간 블록체인 게임 인기 3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11일 누적 플레이어 3600만명을 돌파했다.

캣티즌은 최근 유행하는 텔레그램 기반 탭투언(tap-to-earn) 게임이다. 탭투언이란 이용자들이 포인트와 토큰 획득을 위해 화면을 반복적으로 클릭해 플레이하는 미니게임으로, 텔레그램 블록체인 톤(TON)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 

탭투언 게임은 쉬운 플레이와 낮은 진입장벽으로 사용자 유치에 유리하다. 대다수 게임이 직관적인 게임플레이를 추구하고 있으며 자동화도 가능해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어려운 블록체인 앱을 설치하지 않고 소셜 네트워크 앱만 있어도 참여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탭투언 게임은 캣티즌 외에도 텔레그램 기반 게임 낫코인, 햄스터 컴뱃 등이 있다. 낫코인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3500만명의 이용자를 기록했으며, 뒤이어 출시된 햄스터 컴뱃 역시 낫코인의 흥행에 힘입어 이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INF크립토랩은 보고서를 통해 “텔레그램은 타 플랫폼 및 메신저 대비 미니게임에 있어 편리성과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좋다”며 “특히 크립토 유저들이 상당수 상주하고 있고, 비 크립토 유저 또한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탭투언 게임이 지속적으로 이용자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탭투언 게임은 오로지 토큰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만 설계되어 큰 재미요소를 주지는 못한다. 이용자들 역시 토큰을 받은 이후에는 이탈하는 경향이 커 앱의 유저수가 단시간에 크게 줄어들게 된다.

토큰 역시 별다른 사용 가치가 없어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토큰을 받은 직후 매도한다. 실제 댑레이더에 따르면 낫코인은 지난 6월 토큰 분배가 끝나며 블록체인 거래 규모가 94% 줄어들었다. 토큰 가격 역시 상장 직후 최대 40원까지 올랐으나, 20일 기준 75% 떨어진 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앤드류 손더스 스케일 네트워크 마케팅 책임자는 “탭투언 게임 시장은 빠르게 포화상태가 되어 가치가 감소하고 사용자 관심이 줄고 있다”며 “이전에 있던 구조를 조금만 변형한 게임들로 인해 참신함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텔레그램 기반 탭투언 게임들의 흥행을 지켜본 기존 게임 개발사들이 웹3.0 미니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생태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앞서 출시된 캣티즌, 햄스터 컴뱃과 같은 자동클릭형 게임은 이미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의 소셜네트워크 위챗(Wechat)을 벤치마킹한 모델이다. 최근 중국 게임 개발사 플레이스아웃(PlaysOut)은 올 하반기 텐센트와 협업, 텐센트클라우드 기반 웹3.0 미니게임 수천개를 출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NF크립토랩은 “중국 미니게임 개발사들과 위챗 개발사 텐센트는 이미 수많은 성공케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진입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