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에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 인하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선 초반으로 밀려났다. 

지난 7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 자료 = 코인마켓캡
지난 7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 자료 = 코인마켓캡

11일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일 대비 0.3% 하락한 818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 전 대비 약 1.1% 하락한 모습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9월 한달간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며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예상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에는 통상 가상자산 시장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업토버(Up+October)에 대한 기대감도 다소 사그러든 모습이다.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반면, 빅컷의 가능성은 줄어들어 전문가들 역시 방향성을 유추하기 힘든 장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강화 소식 역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일 SEC는 가상자산 전문 트레이딩 기업 ‘컴벌랜드 DRW’에 대해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SEC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기소할 당시에도 솔라나(SOL), 폴리곤(POL)등 가상자산이 증권이라 명시한 바 있다. 

한 달여 남은 미국 대선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후보의 당선 확률은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은 56%로, 지난 4일 이후 카멀라 해리스의 당선 확률을 제치고 우상향하고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미국 대선의 향방,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와 그것에 영향을 줄 경제지표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중동 정세 등 많은 요소들이 가상자산 가격 단기 방향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에 대한 여러 해석이 오가며 ‘좋은 소식이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가총액 7위 가상자산 리플은 전반적 하락장에도 상위권 가상자산 중 유일하게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리플(XRP)가격은 전일 대비 2.3% 오른 726원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는 10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SEC항소에 맞대응하는 ‘교차항소’ 통지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법원은 가상자산 리플의 증권성과 관련된 SEC와 리플랩스간 소송에서 리플랩스의 손을 들어줬으며, SEC는 이에 불복하고 지난달 항소를 제출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랩스 최고법무책임자는 “SEC가 항소한 이유는 모든 쟁점에서 패배햇기 때문”이라며 “SEC에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기 위해 교차항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같은날인 지난 10일 미국 시카고의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노미널(Bitnominal)역시 SEC와 위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SEC가 비트노미널이 XRP 선물 상품을 출시한 데에 대해 증권법을 위반할 수 있다 경고한데 따른 것이다. 

비트노미널은 소장을 통해 “SEC가 이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배타적 관할권에 속하는 제품에 대해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SEC는 비트노미알에 대한 규제 부담을 부적절하게 중복시키고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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