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3개월만에 치른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와 은행권 내부통제, 가상자산 관련 질타를 받으며 진땀을 뺐다. 김 위원장은 금융 ‘컨트롤타워’는 금융위원장인 본인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엇박자 논란을 잠재웠고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정책과 관련한 질타가 이어지자 “혼선을 준 부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대출 대응과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오락가락 발언이 시장 혼선을 초래하고, 김 위원장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취임 직후부터 가계대출과 관련한 메시지를 정리한 적 있는데 유념해서 업무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금융위와 금감원 중 컨트롤타워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컨트롤타워)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원장과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 DSR 2단계를 9월로 연기하면서 이 기간에 정책대출이 크게 늘면서 ‘빚 내서 집사라’를 정부가 부추긴 꼴로 서민경제 어려움에 대한 금융당국 대책이 없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총량으로 보면 8월에 비해 9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상당 부분 둔화하면서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채무상환이 어려운 차주가 늘고 있어 새출발기금 대상 기준 완화 등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내부통제에 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인데 은행권에서 도입을 미루거나 책임 수준을 낮추려는 것 같다”며 “더 강한 조치를 통해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신한은행은 이미 제출했고 다른 은행들도 맞춰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내년 국정감사에는 횡령‧배임과 같은 내부통제 관련 문제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윤 의원의 당부에 “엄정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법령과 규정을 보면 감독당국의 해석이 우선”이라고 금융사고 보고대상이라는 금감원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MG손해보험 매각 특혜 논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MG손보 매각이 이를 인수하려는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어떠한 고려나 특혜 없이 관련 법률 절차에 따라 정성화를 위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MG손보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고 이는 스스로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법상 최소원칙 등 법령에 따라 매각 절차를 진행한 것이고 3차 매각시도가 다 유찰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찰이 되면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을 할 수 있는데, 예보가 다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현재 두 군데만 관심을 가진 것”이라며 “앞서 입찰 기한을 연장한 것은 추석 연휴와 겹쳐 일괄 연장을 결정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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